스마트폰 넘어 車·의료기기로 확산… 충전 효율성·가격경쟁력 선결 과제

■ 중기가 주목해야 할 퍼플오션 <24> 충전의 자유를 선사할 무선충전기술

한국전기연구원 박영진 박사팀 연구원들이 자체 개발한 접시형 다중기기 무선충전 시제품의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전기연구원

휴대폰·태블릿PC·디지털카메라 등 모바일 전자기기의 보급 대수가 지난해를 기해 전 세계 인구 수를 넘어섰다. 이처럼 많은 모바일 기기들이 일상생활 속에 녹아들면서 쉽고 빠른 충전기술에 대한 요구도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20일 마켓리포트를 통해 이 같은 시대적 트렌드에 힘입어 모바일 기기와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무선충전 기술의 도입이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차세대 충전기술 중 무선충전이 효용성과 편의성, 파급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관련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영복 KISTI 산업정보분석실 연구원은 "스마트폰을 넘어 스마트 시계, 스마트 안경 등 웨어러블 기기가 많아지고 사물인터넷 시대가 개화하면서 무선충전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자동차·가전·의료기기 등의 융합제품 형태로 무선충전 인프라 시장이 형성되면서 일상의 변화가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시장조사기관들도 글로벌 무선충전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연평균 60%대의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IHS테크놀로지는 지난 2013년 2억1,600만달러였던 시장 규모가 오는 2018년 85억달러(약 9조2,500억원)로 약 40배 성장한다고 예견했다. 또 마켓앤마켓은 전 세계 무선전력전송 시장이 2014년부터 6년간 연평균 60.5% 성장해 오는 2020년 최대 170억달러(18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 올해에만 3억5,000만달러(약 3,800억원)의 시장 형성이 예측되고 있다.

현재 주목 받고 있는 무선충전 기술은 '자기유도'와 '자기공명' 두 가지다. 전자는 전력 전송 코일에서 발생한 자기장에 의해 전력 수신 코일에 전기가 유도되도록 하는 기술이며 후자는 동일한 공진 주파수를 가진 두 개의 코일을 이용해 자기장으로 전기를 무선 전송하는 기술이다. 두 방식은 각각 기술적 장단점을 지니는데 자기유도는 전송된 전력의 90% 이상을 수신 받을 수 있지만 전송거리가 1㎝ 내외로 매우 짧으며 자기공명은 전송거리가 2~3m로 긴 반면 전송효율이 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유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충전효율과 안정성, 표준화에서 앞서 있는 자기유도 방식이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충전거리 때문에 응용상의 한계가 뚜렷해 앞으로는 자기공명 방식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접촉식에서 비접촉식으로 기술진보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무선충전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삼성전기·LG이노텍 등 유수 기업들의 선제적 투자와 산학연을 아우르는 유기적인 연구개발 시스템 덕분이다. 다만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충전 효율과 가격경쟁력, 인체 유해성 등의 과제들을 선결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 연구원은 "기업 간, 국가 간 경쟁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기술표준 주도권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여기에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독자적 원천기술이 뒷받침된다면 무선충전 기술 강국의 입지를 탄탄히 굳힐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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