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한채 22억] 어떻게 짓길래...

『어떻게 지어진 아파트인데 22억원이나 하는가.』평당 분양가 1,970만원으로 일반분양 아파트 사상 최고가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가든스위트」 모델하우스가 26일 문을 열었다. 삼성물산 주택개발부문이 6월2일 서울지역 5차동시분양을 통해 공급하는 이 아파트 2301호(107평형)를 구입하려면 분양가 21억1,100만원에 취득·등록세를 합해 모두 22억3,000만원이 든다. 이는 서울지역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된 아파트 가운데 사상 최고가격이다. 도대체 어떻게 짓는 아파트길래 그다지도 비싼 걸까. 이날 공개된 이 아파트에는 실제 구매의사와는 관계없이 「비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평 분양가가 서울 외곽지역 단칸방 전세값과 맞먹는다는 이 아파트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 건설중인 이 아파트는 3개동 77~107평형 141가구. 가장 비싼 분양가는 2동 최상층에 있는 2301호로 이 층에는 이 아파트 단 한가구여서 엘리베이터를 전용으로 쓸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현관 바닥에 깔린 이탈리아제 천연대리석과 갈색 원목장이 눈에 들어온다. 흡사 호텔 스위트룸에 들어온 느낌이다. 내부조명 역시 이탈리아제 시스템조명을 사용해 은은하면서도 고급스럽다. 15평 남짓한 거실에는 일제 35인치 대형TV와 에어컨이 놓여 있고 가변형 벽체를 사용해 위치를 바꿀 수 있다. 또 독일산 시스템키친으로 꾸며 움직이는 거리(동선)을 최대한 줄이고 붙박이 그릇장등 각종 수납공간을 확보한 주방에서는 대형 수납식 냉장고가 눈길을 끈다. 단순한 장식용이 아니라 실제로 입주자에게 제공되는 품목라는 것이 모델하우스측의 설명이다. 5개의 침실에는 각 방마다 에어컨이 부착돼있고 안방과 작은방 사이에는 가변형 벽체를 설치해 방 크기를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널따란 부부전용욕실과 옷장은 기본. 부부전용욕실을 포함해 3개나 되는 욕실은 이탈리아에서 들여온 천연대리석과 일본산 욕조로 꾸며져 있다. 샤워기나 수도꼭지도 금으로 도금했다. 한마디로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는 아파트다. 그러나 마감재만으로는 분양가가 비싼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마감재 수준은 「대림아크로빌」이나 「롯데캐슬」과 같은 평당 1,000만원대의 아파트와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부지 구입가격이 평당 2,000여만원으로 높았기 때문에 분양가도 그만큼 비싸게 됐다』면서 『일부 평형을 제외하면 다른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가구당 5~8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고 각종 편의·복지시설과 운동시설을 조성하는 것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날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의 생각은 한결같이 「비싸다」는 반응이었다. 모델하우스를 찾은 김현숙(45·여·서울 강남구 대치동)씨는 『입지여건이 좋다는건 인정하지만 좀 비싼 것 같다』며 『품질도 평당 800만~1,200만원대 주상복합아파트와 별로 차이가 없는 것같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한신아파트에서 온 최영자(55·여)씨도 『아파트가 좋은 건 인정하지만 비싼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광삼 기자 HISA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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