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ㆍ4분기 12억달러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신용등급마저 '정크(투자부적격)' 등급으로 추락해 체면을 구긴 휴대폰업체 노키아가 비핵심자산을 매각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키아가 자사의 럭셔리 휴대폰 브랜드인 '베르투'를 사모펀드그룹인 페르미라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5월1일 보도했다. 매각가는 2억유로로 알려졌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4월 실적발표 직후 "지금 사업 중 상당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혀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시사한 바 있다.
1998년 영국에서 문을 연 베르투는 상위 1%의 부자들을 대상으로 최고 20만파운드(3억7,000만원)에 달하는 휴대폰을 수제생산해 판매해왔다. 베르투의 휴대폰은 크리스털과 사파이어 같은 보석으로 만들어지며 최고급 레스토랑의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로 유명세를 떨쳤다.
휴고보스와 발렌티노 등 명품업체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여온 페르미라는 베르투의 기술력보다 브랜드 가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FT는 베르투의 연 매출이 2억~3억유로선이지만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의 부유층을 공략할 경우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