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쌩쌩… 전단지 수북… 맘대로 주차… 무법천지 한강공원

반려견 산책·일몰 후 야영 등 잇단 범법행위에 공원 몸살

지난 1일 오후 서울 잠원한강공원에서 배달용 오토바이가 산책하는 사람들 사이로 달리고 있다. 이륜차가 자전거 도로를 달리다 적발되면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임진혁기자

지난 1일 오후 서울 잠원한강공원. 공원 곳곳에 돗자리를 깔고 쉬고 있는 사람들 사이를 노란색 치킨 배달용 오토바이가 휘젓고 있었다. 오토바이가 지나간 자리에는 어김없이 먹음직스러운 치킨 사진과 연락처가 적힌 전단지가 남겨져 있었다.

한강공원에서는 이륜차 통행도, 전단지 배포도 모두 불법. 공원 곳곳에는 오토바이 통행금지라는 표지판이 있었고 이따금 안내방송을 통해 공원 이용 시 금지사항이 소개됐지만 공원 곳곳을 누비는 오토바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여름이 성큼 다가오면서 밤낮 구분 없이 한강공원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어난 가운데 다른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위협을 주는 불법행위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철저한 관리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기자가 잠원지구 편의점에서 10분가량 머무르는 동안 관찰한 오토바이는 모두 6대. 중화요리, 치킨, 피자 등 음식 배달용이 5대였고 나머지 1대는 일반인이 자신의 고급 외제 오토바이를 자랑하러 몰고 나온 것이었다.

오토바이들은 대체로 조심스레 움직였지만 조금이라도 사람이 드물다 싶으면 가속 손잡이를 힘껏 잡아당기며 큰 엔진소리를 냈다. 아이들과 함께 공원을 뛰어다니던 부모들은 갑작스러운 오토바이의 출현에 깜짝 놀라 아이들을 몸 뒤로 숨기기 바빴다. 한강으로 운동을 나온 정동현(31)씨는 "배달 오토바이들이 자주 다니다 보니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 겁나 마음 놓고 걷지 못하겠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12개 한강공원에서 적발된 불법행위는 모두 1만8,428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이륜차 통행에 대해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 것만 11건이고 계도건수는 1,666건에 이르고 있다. 원칙대로라면 공원 주차장까지만 오토바이로 온 뒤 음식을 들고 걸어가야 하지만 소요시간과 무게 등을 핑계 삼아 범법행위가 자주 일어난다는 게 공원측의 설명이다.

한 시민은 "돈 벌려는 음식점 가게 주인이나 편하게 배달음식을 먹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은 이해되지만 안전을 위해 지킬 건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륜차 통행이나 전단지 배포 외에도 한강공원에서는 주차요금을 아끼려는 듯 한강공원 진입로에 잔뜩 늘어선 불법주차나 낚시금지구역 내에서 버젓이 이뤄지는 낚시, 목줄을 채우지 않은 채 자유롭게 뛰어 노는 반려견 산책 등의 불법행위도 자주 목격된다. 이밖에 해가 진 이후에도 그늘막과 텐트를 철거하지 않는 공원 내 야영ㆍ취사 행위와 쓰레기 투기, 불법상행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공원 관계자는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기 때문에 계도 중심의 안내 활동을 펼치면서 경찰과 협조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쾌적한 공원 환경을 만들기 위한 시민들의 협조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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