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물밑에서 논의되던 무선호출(삐삐)업계의 구조조정이 급류를 탈 전망이다.수도권 무선호출사업자인 나래이동통신(대표 이홍선)은 16일 전북 지역 무선호출사업자인 전북이동통신(대표 최규현)의 지분 55%를 인수, 경영권을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나래이통은 또 강원이동통신의 지분 8%도 함께 인수했다.
나래이통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해말 이후 가입자가 격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무선호출업계의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무선호출업계는 향후 시장전망도 어두워 앞으로 이같은 인수합병(M&A)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금 15억원의 전북이통은 부채비율이 62%로 양호하지만 최근 가입자가 줄고 있는데다 신규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분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래이통은 경영권을 확보하되 실제 경영은 당분간 전북이통 경영진에게 맡길 방침이다. 다만 나래이통이 개발한 각종 부가서비스는 전북이통에도 과감히 넘겨줘,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나래이통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단말기 공동 구매, 마케팅·홍보 등의 공조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특히 전북이통의 가입자들은 나래이통의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함께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나래이통은 11월말 현재 가입자 126만7,027명으로 국내 전체 삐삐가입자 972만2,473명중 13.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전북이통은 지난해 매출액 154억원에 당기순이익 24억원을 기록했으며 가입자는 11월말 현재 10만5,665명을 보유하고 있다.
무선호출업계는 앞으로 가입자가 늘어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데다 삐삐가입자가 이동전화로 급격히 이탈해가는 추세여서 경영여건이 어려운 회사들을 중심으로 인수합병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백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