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국회 국정감사 증인대에 서게 됐다. 동양그룹 계열사 법정관리 사태와 4대강 사업 담합 비리 문제 책임 추궁을 위해 국회가 직접 칼을 빼 들고 나선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는 4일 각각 전체회의를 열고 현 회장과 허 회장을 증인명단에 포함시킨 국정감사 출석요구안을 가결했다.
현 회장은 금융권의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오른 동양사태와 관련해 국감 출석 대상 ‘1순위’로 거론돼 왔다. 정무위는 현 회장을 비롯해 정진석 동앙증권 사장, 이승국 전 동양증권 사장 역시 국감 증인 명단에 포함시켰다. 여야는 오는 17~18일 양일간 국회에 출석키로 예정된 동양 경영진을 상대로 기업어음(CP) 불완전 판매 의혹 등 도덕성 해이 문제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기업 총수가 국감에 이틀 연속으로 출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정무위는 이 밖에도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및 ‘갑(甲)의 횡포’ 논란과 관련해 신종균 삼성전자 대표,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을 비롯해 손영철 아모레퍼시픽 대표, 배영호 배상면주가 대표, 박재구 CU대표,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 박봉균 SK에너지 대표, 최주식 LG유플러스 부사장 등 총 63명의 일반 증인 명단을 1차 확정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오는 14일 예정된 국토위 국감에 출석을 요구 받았다. 현재 GS그룹의 계열사인 GS건설은 이명박 정부 시절 진행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입찰담합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국토위는 또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해서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이순병 동부건설 대표, 김석준 쌍용건설 대표 등 주요 건설사 대표들을 국감장으로 부르기로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항공기 사고 등으로 쟁점으로 떠오른 항공안전 문제는 사장 대신 임원급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황철 대한항공 전무, 김승영 아시아나 전무가 15일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어 닥친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감에서도 재계 최고경영자(CEO)들의 출석이 잇따르는 데 대한 우려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국회 정무위의 한 관계자는 한 업체 관계자는 “기업인들을 마구잡이로 국감 증언대에 세우는 것은 투자 의욕을 꺾을 뿐”이라며 “기업인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 시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