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4일 발표한 강도높은 금융완화 조치를 계기로 선진국의 돈풀기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불완전한 정책을 구사하면서 갈수록 위험을 무릅쓰고 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양적완화로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경제는 더딘 성장세에 묶여 있다"면서 "시장은 왜 (양적완화 조치가) 실질적인 경제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이렇게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 백악관 예산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톡먼도 3일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금융완화 정책을 펴는 데 대해 "모두 같은 헤로인을 처방하고 있다"고 표현하며 비판했다.
그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잇단 양적완화 속에 독일을 비롯한 모든 선진국의 국채금리가 하락했다는 점을 강조한 데 대해 이같이 평가하며 "FRB가 대규모 자산매입에 나서면 다른 중앙은행들도 동조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국통화가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톡먼은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똑같이 나쁜 처방을 하고 있다"면서 "모두 같은 행동을 하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경고했다.
FRB 내부에서도 양적완화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연내 양적완화 축소 및 종료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준비은행 총재는 4일 오클라호마주 엘 리노 회동 연설에서 FRB가 4년 이상 양적완화를 지속한 것이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고용시장도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CNBC와의 대담에서 "FRB 정책 당국자들은 대규모 양적완화가 인플레이션 등 예기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미국 경제지표 개선 추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된다면 연내에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FRB의 대표적 비둘기파인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는 3일 "올 여름에는 FRB가 전망한 대로 고용시장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 경우 연말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