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덤핑땐 100억원 이상 공공입찰 불허

건설 최저가낙찰 부작용 차단


이르면 내년부터 인건비를 덤핑하는 건설사는 정부가 발주하는 100억원 이상 규모의 공공건설 사업을 딸 수 없게 된다. 이는 최저가낙찰제가 오는 2012년부터 100억원 이상~300억원 미만 공사로까지 확대되면 덤핑 입찰로 하청업체의 인건비를 깎아 덤핑 비용을 전가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내놓을 보완책의 일환이다. 정부는 앞으로 최저가낙찰제 적용 대상을 점진적으로 넓혀 중장기적으로 모든 공공건설 사업에 적용할 방침이어서 소규모 건설사들도 인건비 덤핑에 대한 벌칙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공공건설 사업의 최저가낙찰심사 항목에 '노무비 심사' 항목을 추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최저가낙찰제가 적용되면 일부 건설사들이 입찰가를 낮추기 위해 노무비를 과도하게 낮추는 방식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 공사를 따내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저낙찰가의 틀을 유지하되 정상가격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사업을 수주하려는 업체는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노무비 덤핑 여부를 판정하는 기준은 공사발주처가 입찰시 미리 작성하는 '예정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정가격은 기존의 유사한 건설사업 실적이나 원가 등을 참조해 작성되는 총건설사업비로 여기에는 노무비 등 각종 원가항목이 포함돼 있다. 원래 최저가낙찰제는 예정가격을 투찰가격의 상한선 커트라인으로 삼아 그 이하 가격을 제시한 응찰업체 중 최저가 업체를 시공사로 선정하는 방식이지만 노무비만큼은 예정가격이 상한선이 아니라 하한선으로 작용하게 되는 셈이다. 재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노무비 심사 항목을 적용하기 위해 조만간 관련규정을 개정하게 될 것"이라며 "아무리 기존의 최저가낙찰 기준을 통과한 건설사라도 노무비 항목을 통과하지 못하면 공공공사를 따낼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등 15개 건설 관련단체들은 최저낙찰제 확대와 관련한 공청회를 하루 앞둔 이날 국회가 최저가낙찰제 시행을 유보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을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내는 등 반발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예산절감을 위해 최저가낙찰제를 확대하려 하지만 저가입찰에 따른 사후보수 비용을 감안하면 예산이 오히려 더 들어갈 것"이라며 "가뜩이나 경영상황이 열악한 지방 건설업체들을 고사 위기로 몰아갈 최저가낙찰제 확대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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