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공동선언 후 본격 협상… 시간 촉박해 여론조사 유력

■ 文·安 "후보등록 전 단일화"
선언문 작성 순조로워 발표 앞당겨질 땐 모바일경선·배심원 투표 혼합 가능성도
쇄신연대-단일화-세력연합 3단계 진행

합의사항 발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 박광온(왼쪽) 대변인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이 6일 저녁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두 후보의 단일화 회담 합의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6일 발표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간의 합의안은 두 가지 측면에서 크게 진일보했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우선 후보 등록 마감일(11월26일) 전 단일화를 명시적으로 합의한 점이다. 두 후보는 이에 앞서 우선적으로 '새 정치 공동선언'을 내놓기로 했다.

후보 등록 마감까지 20일 남은 상황을 감안하면 다음주 중 두 후보가 '공동선언'을 발표한 후 본격적인 단일화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 등록 전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여론조사 경선 방식의 단일화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다만 공동선언문 작성이 순조롭게 이뤄져 발표 시점이 앞당겨질 경우 모바일 경선이나 배심원 투표 등을 혼합하는 방식이 가미될 수도 있다.

두 후보가 이날 "단일화 추진에 있어 유리함과 불리함을 따지지 않는다"고 뜻을 같이한 만큼 단일화 협상의 최대 쟁점이 될 여론조사 질문 형식의 구체적 방법에 대한 합의 역시 이견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두 후보의 단일화는 11일 각각 대선 공약을 종합한 정책 발표-공동선언-단일화 협상 착수 등의 순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길을 끄는 나머지 하나는 '새 정치 공동선언'에 정당혁신안과 정권교체를 위한 연대의 방향을 담기로 구체화한 점이다. 이에 따라 정치쇄신, 후보 단일화, 세력 연합 등 3단계 단일화가 향후 순차적으로 진행되게 됐다.

정당혁신은 이번 대선의 키를 쥐고 있는 20~30대 젊은층과 무당파를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문 후보 측은 이날 '민주통합당 혁신안'의 대략적 계획을 발표했다. 따라서 향후 안 후보 측 정당혁신 방안과 공통점을 도출하는 작업이 중점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은 이미 국회의원 수 조정, 중앙당 축소 및 폐지, 기초의원 정당 공천제 폐지 등 정치쇄신안의 가닥을 잡아놓은 상태여서 구체적 내용과 세부 조율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권교체를 위한 연대'는 단일화 이후 두 세력의 통합 방안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세력이 단일 후보 선출 후 갈등을 최소화하고 선거전에 단일 대오로 임하기 위해서는 연합세력 구축 방안에 대해 큰 틀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양측이 '연대 방법'을 두고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의 민주통합당 입당을 내심 바라고 있지만 안 후보 측은 대선 후 통합신당 창당 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연합군 구축은 집권 후 공동정부의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로 귀결되지만 양측은 '권력을 잡기 위한 이합집산'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 '새 정치 공동선언'을 발표하면서 책임총리제 정착 등 권력 분점안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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