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산업공단에 위치한 중소 제조업체의 2세 경영자인 이동건(가명)씨는 지난 3개월을 평생 간직하기로 했다. 이씨는 삼성생명이 운영하는 예비 최고경영자(CEO) 연수를 받았다. 견문을 넓히는 차원에서 국내 삼성전자ㆍ삼성중공업 사업장도 가봤고 중국과 일본ㆍ싱가포르 등의 글로벌 기업도 방문했다. 그는 "아버지의 회사에 관심이 없었는데 교육을 받는 동안 가업승계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며 "시스템화된 대기업의 업무 환경을 아버지의 회사에 적용시켜보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기업 재능의 사회적 기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주니어 CEO 과정'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대표적인 상생 프로그램으로 정착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중소기업 경영자의 2세 자녀에게 경영 관련 교육, 부서 근무 등을 체험케 해 실제 가업을 승계하는 데 도움을 주도록 마련됐다.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장ㆍ단기 과정으로 나눠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올해까지 총 348개 기업의 365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단기 과정은 경영자 자녀 중 대학생을, 장기 과정은 실제 근무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들은 부서 실습 기간 중에는 삼성생명 직원과 똑같이 출근해 근무하고 합숙교육 및 야간 프로젝트 등도 수행했다. 특히 삼성생명은 다양한 국내외 연수도 제공했다. 이달 14일에는 장기 과정 5기 19명의 참가자들이 중소기업 강국인 싱가포르를 방문해 테트라팩ㆍ타이거맥주 등을 방문했다.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경영 문화를 만들기 위한 홀씨를 뿌린다는 작은 바람에서 기획하게 됐다"며 "수료생들이 미래 경영자로서의 역량을 높여 영속 기업으로 이끌어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