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禹錫(삼성경제연구소 소장)아인슈타인 박사는 금세기 최고의 물리학자이기도 했지만 음악 애호가였다. 특히 바이올린 연주를 좋아해 시간 있을 때마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켜곤 했다.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고 나서 학회에 자주 초대를 받았는데 매우 수줍은 성격이어서 모임 같은데서 한말씀 하는 것을 매우 부담스러워 했다. 그래서 의례적인 인사말씀 대신 바이올린 연주로 대신했다.
한번은 시골 대학에 초대를 받아 물리학 세미나를 끝내고 환영연에 참석했다. 유명한 아인슈타인 박사를 보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이때도 아인슈타인 박사는 인사말 대신 바이올린 연주를 했다. 이 광경이 다음날 시골 신문에 크게 났는데 「아인슈타인 바이올린 연주회 대성황」으로 제목을 뽑고는 우리 마을에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 아인슈타인이 왔는데 이분은 바이올린 뿐 아니라 물리·수학에도 권위자라 하더라 운운….
아인슈타인 박사는 이 기사를 보고 매우 즐거워하며 그것을 오려 두고는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한다. 시골 기자는 아인슈타인 박사를 잘 몰랐던 것이다.
아인슈타인 박사가 세계적 명성을 얻고 나서 음악단체에서 이름을 빌리려고 더러 교섭을 한 모양이다. 그때 아인슈타인 박사는 「내가 물리학은 좀 안다고 할 지 모르지만 음악은 그야말로 아마추어인데 아마추어가 그런 일을 하면 안되지요.」하고 한마디로 거절했다 한다. 물리학에 있어서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을 아무도 의심할 수 없지만 음악에서도 그렇다고 하기 힘들다. 유명한 아인슈타인 박사가 바이올린을 켠다 하니 모두들 호기심으로 듣는 것이지 프로의 기량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걸 아인슈타인 박사는 잘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아마추어가 여기(餘技)로 하는 것하고 직업으로 하는 것하고는 다른 것이다. 경영학 박사라 하여 기업경영을 잘 할 것이라 자신하는 것이나 환경운동을 했다 하여 환경행정도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마추어적 발상이다.
프로의 세계는 자질과 오랜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욕과 사명감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손숙(孫淑) 전장관도 연극배우로선 뛰어난 프로지만 환경행정가로선 아마추어라는 것을 좀더 빨리 알았더라면 그 난리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젠 프로의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