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인수의사를 내비친 교보생명이 최근 호주 맥쿼리그룹 측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돼 행보가 주목된다. 맥쿼리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회사의 롤모델로 꼽은 곳으로 그동안 은행경영 경험이 없고 인수자금 확보 등에 대한 세간의 회의적인 시각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로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맥쿼리그룹 측과 접촉했다. 교보생명은 이미 우리은행 인수와 관련해 전략적투자자(SI)로서 경영권을 갖고 JP모건ㆍ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 등 미국·유럽·일본계에서 최소 3곳 이상의 투자사와 사모펀드를 재무적투자자(FI)로 유치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맥쿼리까지 재무적투자자로 합류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 시장의 해석이다.
당국 입장에서도 대형은행이 우리은행을 인수해 메가뱅크 논란을 일으키기보다 금융전업회사가 은행을 인수하면 부담이 적다. 당국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단순히 자금만 구해올지 아니면 선진 금융회사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을지, 어떤 식의 컨소시엄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인수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지분이 33.8%에 불과하기 때문에 우리은행 인수를 실행하는 것이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느냐는 시각을 나타내기도 한다. 반면 외국계 주주가 우호지분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경영권이 탄탄하다는 반론도 있다. 교보생명은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과 국제 사모펀드 회사 코세어캐피털이 각각 9.93%, 9.79%의 지분을 갖고 있다.
교보생명은 한때 ING생명 아시아태평양 법인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당시에도 관심은 우리은행에 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ING생명보다는 우리은행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은행 인수는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변수가 많다는 게 중론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매각조건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더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