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입'으로 불리는 제이 카니(49) 백악관 대변인이 5월3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을 진행하는 도중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깜짝 등장했다.
그는 카니 대변인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던 중 브리핑장에 나타나 현 대변인이 6월 중순이나 후반께 그만둔다는 사실을 알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제이가 브리핑 때 가장 좋아하는 말이 '오늘은 새로 발표할 인사가 없다'인데 나는 있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그는 "제이는 가장 친한 친구의 하나로 판단력이 뛰어난 훌륭한 대변인이자 고문"이라며 "많이 그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임에는 조시 어니스트(39) 백악관 선임 부대변인이 승진 임명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새 대변인을 소개하며 "(어니스트라는 이름 그대로)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이라며 "2007년 대선 캠프 시절에도 남보다 한두 시간을 더 일했다"고 설명했다.
카니 대변인은 스트레스가 워낙 커 대부분 1~2년 만에 그만두는 백악관 대변인 자리를 3년4개월이나 지켰다. 그전에는 21년간 기자 생활을 하면서 시사 주간지인 '타임'의 모스크바지국장과 워싱턴지국장 겸 백악관 출입기자를 지냈다. 그는 원칙 있고 침착한 대변인으로 뉴스를 실수로 내보내거나 부적절한 성명을 내 백악관을 흠집 내는 일이 거의 없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미묘한 국내 정치 문제, 백악관 스캔들 등을 놓고 직답을 요구하는 기자들과 가끔 충돌하기도 했다.
ABC방송 기자인 아내 클레어 시프먼과의 사이에 두 아이를 둔 카니 대변인은 지난 4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는 이유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