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 아시아국 채권값 급등세

국제 금융시장에서 아시아 금융위기국들의 국채 가격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따라서 이들 아시아 국가들은 적절한 금융비용으로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으며 외국 금융기관들도 앞다퉈 자금 대출에 나서고 있다고 국제 금융전문가들이 밝혔다.18일자 파이낸셜 타임스는 한국을 비롯, 필리핀, 타이, 말레시이아 등 아시아 국가들의 국채 수익률이 최근 수주 동안 급락(채권 가격은 급등), 97년 7월 아시아 금융위기 촉발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골드만 삭스의 카를로스 코르데이오 이사는 『아시아 국채와 미 재무성채권간의 수익률 격차(스프레드)가 급락하고 있다』면서 『아시아 시장 국채가격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산업은행(KDB)이 발행한 10년만기 채권의 스프레드(미 재무성 채권과의 수익률 격차)는 지난해 10월까지만해도 10% 포인트에 달했지만 현재는 2.3%포인트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필리핀과 타이 국채의 스프레드도 이처럼 급속히 좁혀들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9월 외국자본에 대한 통제를 가한 말레이시아의 경우도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가 발행한 채권의 스프레드가 3% 포인트 수준에 불과하다. 홍콩 JP 모건의 마크 존스 이사는 『아시아 국가의 정부들은 국제 채권시장에서 적정한 가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비해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의 채권 가격은 지난 1월의 레알화 평가절하 이후 급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브래디 본드의 스프레드는 약 10% 포인트 수준에 달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채권은 7% 포인트의 스프레드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자금 수요가 적고 미국 경기호전의 수혜를 크게 입고 있는 멕시코만 예외적으로 4.25%포인트 수준의 스프레드가 형성돼 있다. 이 신문은 『아시아 국가들은 자금 수요가 크지 않은데다 외국은행들이 기꺼이 빌려주려 하고 있는데 비해 라틴 아메리가 국가들은 자금 수요가 많지만 외국 투자가들이 대출을 꺼려하고 있어 자금 조달비용의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 지난달 신용평가회사로부터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데다 국내금리 급락으로 국내에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수월해져 외국에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도리어 줄어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장인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