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개편 기대에 증권주 신났다

분리매각 가능성 우리투자증권 6%대 급등, 증권업종지수 2.15% 상승해


정부가 금융투자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자본시장법을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증권주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7일 증권업종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15% 상승하며 증시의 오름세를 주도했다. 종목별로는 우리투자증권이 6.31%로 가장 많이 올랐고 키움증권(3.41%), KTB투자증권(2.67%), 삼성증권(2.54%), 대우증권(2.50%) 등도 비교적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증권주의 동반 강세는 정부의 자본시장법 개편 방향이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대형 투자은행(IB)를 육성하고 우리금융지주 매각시 우리투자증권만 따로 분리해 매각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증권업계는 이번 김 위원장의 발언이 기존 틀을 벗어날 만큼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보인 만큼 증권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승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정부가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우리투자증권 분리 매각의 경우 이미 과거에도 거론된 이야기지만 분리 여부를 떠나 매각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 자체가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대형 IB 육성 시 대형 증권사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며 “우리투자증권 매각은 확실한 주인이 다시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선진국 증시의 상승 속에 이집트 악재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증시의 거래량이 늘어난 점도 증권주에 힘을 실어줬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조6,707억원으로 전달(5조9,965억원)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다. 원재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더 오르며 증권사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위원회의 IB 육성계획은 아직 확정된 게 없기 때문에 오래 이어질 재료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 매출액에서 IB부문은 10% 미만을 차지하고 있어 정부 규제가 완화돼도 당장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국내 증권사의 IB 강화 효과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할 문제”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