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만 켜면 되는데 유학을 왜 가죠?

세상 바꿀 10대 스타트업 뽑힌 제레미 존슨 2U 대표 인터뷰
15명 정원 온라인강의로 명문대 학위 서비스 제공
강의현장 실감나게 구현 소통강화한 기술이 인기


머지 않은 시기에 미국 아이비리그 학위를 따기 위해 유학길에 오르는 대신 '온라인 유학'이라는 말이 생겨날지도 모를 일이다. 이미 미국에선 온라인교육 스타트업 '2U'가 이같은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2008년 설립된 2U는 오랜 기간 온라인 교육시장이 접근하지 못했던 고등교육 시스템을 온라인 세상으로 끌어오며 일대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2U는 지난해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상을 바꿀 10대 스타트업'에 선정됐다. 공동설립자이자 최고전략책임자(CSO)인 제레미 존슨(29ㆍ사진)은 '30명의 가장 영향력 있는 젊은이(교육부문)'로 꼽혀 주목을 받았다.

아직 20대지만 그는 이미 3번의 창업경험이 있다. 15세 때 가상화폐 관련 회사를 세웠고, 프린스턴대학 재학 시절에는 주변의 만류에도 학교를 그만두고 대학입시 관련 네트워킹 회사를 차렸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컨퍼런스 '넥스트 컨퍼런스'에 교육 부문 멘토로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존슨 대표를 13일 본지가 단독 인터뷰했다.

존슨 대표는 "한국인들에겐 남가주대학(USC)의 TESOL과정(국제 영어교사 양성 과정)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MBA 과정, 아메리칸대학의 국제정치학 학위 과정을 추천할만하다"며 "여행을 가거나 과중한 업무로 학업이 어려워도 온라인 교육을 통해 유연성 있게 학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2U의 교육은 학위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정원을 15명 이내로 제한해 소수의 학생들과 교수가 직접 소통하며 과정을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2U에 앞서 주목받았던 코세라(Coursera), 에드엑스(edX), 유다시티(Udacity) 등은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공개강의를 제공하는 '온라인 대중 공개수업(MOOCㆍMassive open online course)'이었다.

2U는 이미 남가주대학 등 주요 대학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온라인 학위 과정을 서비스하고 있다. 조만간 밴더빌트대, 노트르담대학 등 9개 대학도 교육 과정을 론칭할 계획이다. 전 세계 각국의 약 7,500명의 재학생이 온라인 학위 과정을 수강 중이다. 올 한해 신입생 학비만 2억3,000만달러(약 2,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학업 성취율도 매우 높다. 존슨 대표는 "대학원 과정의 경우 75~80%의 학생들이 학위를 따고 있고 앞으로도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MBA 과정의 경우 현재 95% 이상이 지속적으로 과정을 수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슨 대표는 2U의 성공요인으로 기술력을 꼽는다. 강의현장을 실감나게 구현해 몰입도를 높였고 교사와 학생이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모든 기술력을 쏟았다. 그는 "실제 대학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것처럼 완전한 교육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존슨 대표가 주목하는 것은 대학들의 변화다. 그는 "우리 파트너 대학들은 온라인 학위과정을 실험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고등교육 서비스를 어떤 방식으로 제공해야 하는지부터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학들을 설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존슨 대표는 "대학들은 온라인 교육 환경을 제대로 구현해줄 플랫폼이 필요했고 파트너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다"며 "우리는 적기에 그들의 핵심 요구사항과 철학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을뿐"이라고 말했다.

존슨 대표는 교육 분야 스타트업 엔젤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모바일용 어학 교육 소프트웨어 개발사 '복시(Voxy)' 등 유망 스타트업에 엔젤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며 "나에겐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경험이 있고 나 역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며 수익도 낼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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