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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불청객으로 여겨지던 황사의 등장이 빨라지고 있다. 이틀간 전국을 강타한 최악의 겨울 황사는 다소 약해졌지만 3월에도 몇 차례 집중적으로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전국이 중국발 모래 먼지로 뒤덮인 데 이어 23일 오전4시 기준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44㎍으로 치솟았다. 이는 2002년 황사 계측 이래 겨울에 발생한 황사로는 가장 농도가 짙어 최악의 겨울 황사로 기록됐다. 황사경보로는 2010년 11월11일 농도 1,493㎍/㎥을 기록한 후 4년 3개월여 만이다. 이날 서울 외에도 경기, 강원 서부 등에는 황사경보가 내려졌고 나머지 지역에는 황사주의보가 발령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23일 기상청은 난데없는 최악의 겨울 황사가 발생한 것은 고비사막과 내몽골 고원 등 황사 발원지가 올겨울 유독 고온건조한 상태였던 점과 관련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황사 발원지의 기온이 높아지면서 눈으로 덮인 면적이 줄어들고 모래가 쉽게 뜰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며 "우리나라로 향하는 바람이 이동성 고기압과 만나 전국에 미세먼지를 뿌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상청이 발표한 봄·여름 기상전망에 따르면 올봄(3∼5월) 전국 황사가 발생한 일수는 평년 수준인 5.2일과 비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황사가 3월 초순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 당분간 모래 먼지로 뒤덮인 하늘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1981년 이후 전국의 봄철 월별 평균 황사 일수는 4월(2.4일), 3월(1.8일), 5월(1.0일) 순으로 나타났다.
김 과장은 "현재 황사 발원지의 상태가 고온건조한 데다가 강한 저기압과 우리나라를 향하는 기류가 발달하면 황사가 나타나기 쉬운데 이는 3월 초순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얼었다가 녹은 모래의 표면이 바람에 더 잘 날릴 수 있어 꽃샘추위가 풀리는 3월에 황사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황사가 빨라지는 것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타임스케일로 놓고 봤을 때는 여름이 당겨지면서 황사 발생하는 시기도 당겨진다는 게 기상청 측의 설명이다.
이날 오전1시부터 서울시에는 초미세먼지 주의보도 발령됐다. 교육부는 전국 초중고와 대학에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고 실외 수업 등을 자제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 김 과장은 "24일에도 약하나마 황사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실외 활동과 운전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