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가 前 아이티 대통령 별세

레슬리 마니가 전 아이티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숙환으로 숨졌다. 향년 83세.

마니가 전 대통령은 암 질환으로 오랫 동안 투병해오다 최근 아이티에 급속하게 번진 열성 질환인 치쿤구니야열(熱)에 감염되면서 증세가 악화됐고 이날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마이애미헤럴드와 외신 등이 현지 경찰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역사학자 출신으로 외무장관을 거쳐 정계에 뛰어든 마니가는 지난 1970년대 국가진보민주주의회의(RNDP)당을 창설, 1988년 1월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같은 해 6월 쿠데타로 물러났다.

그는 1986년 아이티의 종신 대통령인 장 클로드 뒤발리에가 민중봉기로 사임하고 난 뒤인 1988년 군부 주도의 총선에서 대통령에 선출됐으나 앙리 낭피 군참모총장을 몰아내려다가 오히려 축출됐다.

마니가는 그러나 근 30년에 걸쳐 프란시스코 뒤발리에-장 클로드 뒤발리에로 이어진 뒤발리에 부자(父子) 독재시대를 끝내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니가는 2006년 대선에 다시 출마했으나 2위에 그쳤고, 부인인 미를란드는 2010년 대선에 RNDP 후보로 나왔다가 미셸 마르텔리 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그는 프란시스코 뒤발리에 정권 시절인 1960년대 투옥됐다가 프랑스, 미국, 베네수엘라 등지로 망명 생활을 하기도 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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