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경제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가 8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여당의 경제 분야 당정 협의 기구가 이같이 주문한 것은 항간에 떠도는 '세계경제 위기설'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함을 뜻하는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TF 단장을 맡은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8일 "중국은 증시보다 부동산 리스크가 더 클 수도 있어 경착륙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 뒤 기업과 가계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예외적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생산·환율 등 거시 변수 변동 폭을 예측하고 경제 주체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 예상하는 활동이다.
강 의원은 이날 회의 내용에 대해 "우선 정부 측은 미국 금리 인상은 이미 예상된 수순이고 막상 인상돼도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는 차원에서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밴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2013년 테이퍼링에 들어갈 것임을 암시해 발생한 '버냉키 쇼크' 때도 한국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이 같은 판단의 근거다.
정부는 또 중국 증시 폭락도 거품 해소 과정으로 보고 있고 위안화 절하는 환율전쟁의 시작이 아니라 정부 고시 환율과의 차이를 보정하려는 차원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 의원은 전했다. 강 의원은 "모니터링은 강화해야 하나 지나친 위기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게 정부 측 보고의 맥락"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강 의원은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회의에서 지적했다. 강 의원은 "한국 경제가 중국과 강하게 연관돼 있어 중국 경제 경착륙을 가정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이 때문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테스트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강 의원 외에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길정우·김종훈·류성걸·박대동·이현재·오신환 새누리당 의원,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 관계자,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상황점검 TF는 앞으로 매주 또는 격주로 회의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