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S 공습범위 터키 국경까지 넓혀

美·사우디·요르단·아랍에미리트
코바니·민베즈 등에 7차례 공습
터키·英도 공습 동참 의사 밝혀
IS 대응 수위 한층 높아질 듯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범위를 터키 국경 인근까지 확대했다. 그동안 IS 격퇴에 미온적이던 터키도 공격 동참으로 입장을 선회한 가운데 영국도 공습에 가담할 예정이어서 IS 대응 범위와 수위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중부사령부는 시리아 북부 코바니를 비롯해 알하사카·민베즈 등 터키 국경 인근 마을에 인접한 IS 시설에 대해 7차례 공습을 실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날 시리아 공습에는 미국·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아랍에미리트가 참여했다. 이 밖에 기존 공습지인 락카뿐 아니라 이라크 북부도시 아르빌의 남서부도 세 차례 공습했다고 미국은 덧붙였다.

코바니는 터키 국경에서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가까운 쿠르드족 마을로 IS의 공격이 시작된 지난 16일 이후 15만명이 국경을 넘어 터키로 피난했다. 아직 마을에 남아 있는 주민들은 IS에 포위된 채 학살 공포에 떨어왔다. NYT는 "이번 공습은 미국이 시리아 내 쿠르드족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면서 "IS 격퇴작전이 새로운 전선으로 확대됐다"고 풀이했다. 미국은 시리아 내 IS 공습을 24일 개시한 후 지금까지 IS 근거지인 락카와 이라크 국경 지역, 그리고 동부 유전 지역인 데이르에조르주와 중부 홈스주를 공격해왔다.

미국이 IS에 대한 국제적 대응 필요성에 대해 적극적인 외교전을 펼치는 가운데 연합전선에 가담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시리아와 인접해 전략상 요충으로 꼽혔던 터키가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군사력 투입 의지를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7일 "터키가 IS 격퇴 연합작전에서 군사적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습만으로는 테러 집단을 뿌리 뽑을 수 없으며 어느 시점이 되면 지상군 역할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터키는 시리아 내 쿠르드족 보호를 위해 IS를 공격할 경우 터키 내 쿠르드족 분리독립 움직임을 돕게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을 우려해 시리아 사태 개입에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차 방미한 에르도안 대통령을 직접 만나 연합전선 동참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외교에 나서면서 터키도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영국 의회도 자국군의 이라크 공습을 26일 승인했다. 그동안 영국은 토네이도 전투기를 투입하면서도 공습에는 가담하지 않은 채 정찰업무만 맡아왔다. 영국 국방부는 또 효율적인 공습작전 지원을 위해 소규모 비전투 지상병력을 이라크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아랍 5개국과 프랑스가 이라크 공습에 참여하고 있으며 벨기에와 덴마크·네덜란드도 이라크 지역에 한정해 공습 동참 의사를 나타낸 상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