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임명 강행… 박근혜대통령-야당 다시 난기류

최문기 등 4명에 임명장
52일만에 내각 진용 갖춰
야 "인사 참사 화룡점정"

최문기(오른쪽부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와 채동욱 검찰총장이 17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임명장 수여를 기다리고 있다. /고영권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자질 논란으로 국회에서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박 대통령이 최근 야당 지도부, 국회 상임위원회 의원들을 연쇄적으로 만나 국정을 논의하는 등 '야당 스킨십'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함에 따라 앞으로 국정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윤 내정자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 채동욱 검찰총장 등 4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내각은 출범 52일 만에 진용을 갖추게 됐다. 채 총장을 제외한 3명은 모두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쳤지만 야당의 반대로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됐고 임명절차도 지연됐다.

박 대통령은 윤 장관에게 "자원경쟁 시대가 도래한 만큼 해수부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윤 장관은 "국민과 대통령에게 염려를 끼치지 않도록 잘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야당은 물론 일부 여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윤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내각 구성이 더 이상 지연돼서는 안 된다는 현실인식과 함께 여성 전문가로서의 업무능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윤 장관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상당한 실력과 내공을 갖춘 인물"이라며 "장관으로서의 업무수행 과정을 찬찬히 지켜보면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의도 정가는 박 대통령의 결정이 '불통 이미지'를 키우고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인사 참사' '불통 행보'라며 윤 내정자의 임명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윤 내정자 임명은 인사 참사의 화룡점정"이라며 "박 대통령이 두고두고 화근거리를 안고 가게 되는 결과가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과 국회가 반대했음에도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며 "윤 내정자 임명으로 국민은 너무 황당해 머리가 하얘질 것이고 해수부는 앞날이 깜깜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상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윤 장관에게 임명장을 줬지만 윤 장관의 업무능력과 역량에 대해 많은 국민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청문회 때 보여준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재연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