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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2013-2014시즌 스페인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득점순위의 맨 윗자리에 있는 이름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아니다. 그렇다고 네이마르 다시우바(바르셀로나)나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도 아니다. 네이마르는 861억5,000만원, 베일은 1,476억원의 이적료에 올 여름 각각 산투스(브라질)와 토트넘(잉글랜드)으로부터 건너온 특급 이적생들.
이들에게 쏠릴 것으로 예상됐던 스포트라이트가 뜻밖의 공격수를 비추고 있다. 10대 중반까지 '동네축구' 선수에 불과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격수 지에구 코스타(25)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코스타는 1일 프리메라리가 그라나다전(2대1 아틀레티코 승)에서도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추가했다. 리그 11경기에서 벌써 12골. 호날두와 메시는 각각 2위(11골)와 3위(8골)다.
코스타를 앞세운 아틀레티코는 10승1패(승점 30)로 리그 2위를 달린다. 선두 바르셀로나를 1점 차로 추격 중이며 3위 레알에 5점 차로 앞서있다.
◇팔카오 이은 아틀레티코의 희망=아틀레티코에는 콜롬비아 출신의 라다멜 팔카오가 있었다. 그는 지난 시즌 한때 메시ㆍ호날두와 득점왕 경쟁을 벌이다 3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 6월 AS모나코와 5년 계약한 팔카오는 프랑스리그에서도 골 행진을 벌이고 있다. 팔카오의 활약에 가려지기는 했지만 지난 시즌 31경기 10골로 가능성을 확인한 코스타. 그는 이미 지난 시즌 기록한 자신의 전체득점을 넘어서며 팔카오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있다.
코스타는 10대 중반을 넘어설 때까지 정식 축구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길거리 축구를 통해 스스로 깨우친 것이다. 그러다 2006년 포르투갈리그 브라가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그해 12월 아틀레티코로 이적한다. 이적료는 350만유로(약 50억4,000만원). 올 여름 베일의 이적료에 비하면 30분의1에 불과하다. 아틀레티코에 와서도 이곳저곳으로 임대돼 떠돌던 코스타는 라요 바예카노 임대 시절이던 2011-2012시즌부터 잠재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코스타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것은 몸싸움에 강한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특유의 개인기에다 길거리 축구와 오랜 임대생활 때문인지 악착 같은 생존본능이 몸에 뱄다. 헤딩도 잘 따내 무결점 공격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종 거친 플레이로 흐름을 끊는 일이 있지만 경기를 망칠 정도로 해가 되지는 않는다.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히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는 "현재로서는 어느 누구도 코스타를 막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브라질에서는 배신자, 스페인에서는 구원자='조국을 등진 공격수'. 코스타에게 따라붙는 낙인 같은 별명이다. 브라질에서 태어난 그는 지난달 30일 스페인 대표팀에서 뛰겠다는 의사를 밝혀 화제가 됐다. 7년 넘게 스페인리그에서 뛴 코스타는 올 7월 스페인 국적을 취득해 이중국적자가 됐고 스페인축구협회의 대표팀 합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브라질 대표팀의 구애도 있었지만 코스타는 자신을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시킨 스페인을 선택했다.
내년 6월 열릴 월드컵의 개최지는 하필이면 브라질. 코스타는 브라질 관중의 극성스러운 비난을 등에 지고 스페인을 위해 골을 넣어야 하는 운명인 셈이다. 더욱이 스페인과 브라질은 전력상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가장 큰 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