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속임수 일삼다 끝내 독자영업/국제재판소 “배상판결”에도 배짱【모스크바=연합】 「러시아땅에서는 러시아인들과 동업하지 마라.」
러시아땅에 진출한 외국상공인들은 어쩔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러시아인과 직접 합작사업을 벌이는 것을 피하고 합작사업을 벌일 경우에도 규모를 최소한으로 제한해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에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러시아인과 합작사업을 벌이다 피해를 입은 기업체는 미국의 샌드위치 체인점인 서브웨이사다.
서브웨이사는 지난 94년 12월 상트 페테르부르크 중심부인 넵스키거리에 러시아 최초의 체인점을 합작으로 개설하면서 대대적인 현지영업활동에 들어가려했다.
당초 서브웨이의 구상은 5년동안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30개의 체인점을 개설한 뒤 영업망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합작사업은 불과 8개월뒤부터 잡음을 내기 시작했으며 이를 계기로 러시아측 합작선은 95년 8월 체인점 명칭을 「미누트카(잠깐만)」로 바꾸고 독자영업에 들어갔다.
당시 양측의 분쟁내용은 회계정리상의 속임수와 마피아를 동원한 협박문제였다.
먼저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미국의 서브웨이측 이었지만, 러시아미누트카측도 이를 되받아 자신들도 서브웨이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물고 늘어졌다.
쌍방간에 해결점이 찾아질 전망이 보이지 않자 서브웨이는 이 문제를 스톡홀름의 국제중재재판소로 가져갔으며 올해 초에 1백20만달러의 배상판결을 받아냈다.
그렇지만 러시아측 합작선인 미누트카측은 『우리의 사업은 별다른 변화없이 진행될 것이다. 국제중재재판소의 판결내용이 러시아땅에서 집행될 수 있으리라고는 믿지 않고있다』고 여유를 부렸다.
현지의 외국상공인들은 상트 페테르부르크시 당국이 어떤 조치를 취해줄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들의 기대가 채워질 지는 미지수다. 러시아 현지당국이 주로 러시아 합작선의 손을 들어주는 방식으로 처리해 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