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디스플레이 기술 유출 공방 2R

삼성 "의혹 사실 무근"
LG "압수수색이 증거"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기술을 빼돌렸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10일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열린 ‘삼성그룹 사장단회의’에서 전날 경찰이 삼성디스플레이 본사와 사업장 등을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 “일부 언론보도에서 제기된 의혹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김 사장은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용하고 있는 기술과 설비는 언론보도를 통해 의혹이 불거진 기술이나 설비와는 전혀 다르다”며 “향후 수사과정을 통해 우리와 무관하다는 게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삼성은 전세계 OLED 분야에서 9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삼성은 우리의 기술이 유출될 것에 대해 걱정하지 다른 기술을 쳐다볼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사장단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세상에서 OLED를 만들어 파는 유일한 회사가 삼성이다. 오히려 우리 기술을 새나갈까 걱정”이라며 관련 의혹에 대해 다시 한 번 강하게 부인했다. 다만 현재 특허소송과 관련해 협상중인 LG디스플레이와의 관계가 원점으로 돌아간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직 그런 것은 아니다”며 협상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디스플레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경찰의 압수수색은 삼성이 자사의 협력업체를 통해 대형 OLED 패널 기술을 빼냈다는 상당한 증거가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혐의가 사실이라면 업계의 자연스러운 인력이동을 문제 삼아 자사를 조직적인 범죄집단으로 호도해온 경쟁사(삼성디스플레이)의 행태는 ‘뭐 뭍은 개가 겨 뭍은 개를 나무랐던 꼴’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LG디스플레이의 앞선 OLED 기술을 오래 전부터 빼내가려고 했다는 혐의 사실에 대해선 심히 유감인 동시에 LG디스플레이 OLED 기술의 우수성과 선진성을 자인한 셈”이라며 “앞으로 수사과정에 정확한 사실규명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9일 아산, 천안, 기흥에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 3곳과 본사 등 4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쟁업체인 LG디스플레이의 협력업체를 통해 OLED 패널기술을 빼낸 혐의를 잡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OLED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로, 반응속도가 1,000배 이상 빨라 뛰어난 화질을 구현하는 차세대 TV의 핵심기술로 손꼽힌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