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호주·뉴질랜드에서 뭔가 배운다기보다는 절대 배워서 안될 것을 먼저 찾았습니다. 백인들이 이주해오며 역사 속에 들어온 이 세 나라는 모두 원주민들과 갈등을 겪었죠. 하지만 지난 반세기 가까이 그 역사에 사과하며 공존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이민족 150만을 넘긴 시점에 같은 고민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원복(68·사진) 덕성여대 석좌교수는 12일 광화문에서 역사학습만화 '가로세로 세계사' 시리즈 4권 '캐나다·호주·뉴질랜드 편' 출간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15권으로 33년 만에 완결된 역사학습만화 '먼나라이웃나라' 시리즈가 유럽ㆍ미국ㆍ일본 등 강대국들의 세계사라면 '가로세로 세계사'는 그 외에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제3세계를 다룬다.
'가로세로 세계사'는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해 이미 발칸반도ㆍ동남아ㆍ중동 편을 출간했고 이번 4권이 '캐나다ㆍ호주ㆍ뉴질랜드 편'이다. 다음 권은 오스만제국·아프리카·남미 등으로 이어진다. 이 교수는 "이 책은 나라별이 아닌 지역별로 여러 국가를 다룬다. 우리가 아는 내용은 주로 미국·일본·중국이고 유럽이라고 해봐야 서유럽뿐"이라며 "동남아·중동·발칸반도 등 우리 세계사에는 구멍이 너무 많고 너무 모른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체력이 닿는 데까지 계속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먼나라이웃나라'를 스페인 편으로 마친 것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어 했다. 1,700만부가 넘게 팔린 이 시리즈를 중국 편에서 끝내지 않고 스페인 편까지 이어온 것은 그 나라가 가진 세계 역사에서의 중요성과 독특함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은 세계 최초로 글로벌 제국을 건설했지만 그 정점에 이르는 동시에 후퇴하기 시작했습니다. 문화적·종교적 다양성 허용하던 스페인이 완전히 기독교 순혈주의에 빠진 거죠. 프랑스 국민전선 같은 단체가 득세하는 등 세계화에 역행하는 흐름이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지만 우리는 절대 여기에 휩쓸려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