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나온 유엔의 미래보고서에 따르면 2045년에는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능가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향후에는 인간의 입지가 좀 더 '인간적인' 영역에 국한될 것이다. 스포츠나 문화예술 같은 창조적인 분야가 그것이다.
스포츠 산업 역시 정보기술의 발전을 통해 엄청나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키워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그리고 일상화된 가상현실 등이라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골프에서도 활용된다. 국내 기업이 골프 훈련(연습) 분야에서 상용화한 이 기술은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축적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과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동작인식 기능을 가진다. 인간이 전자 장비로부터 골프를 배운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도 화두가 되고 있다. 독일의 월드컵축구대회 우승이 빅데이터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독일 축구대표팀은 독일 최대 정보기술업체가 개발한 빅데이터 프로그램을 훈련과 경기에 활용했다. 훈련 중인 선수들에게 부착된 센서를 통해 운동량을 비롯한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이를 훈련과 경기에 반영했다. 이를 계기로 현재 많은 나라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스포츠데이터 전문기업과 협업하거나 빅데이터 전문가를 고용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미래는 가상현실이 일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골프를 집안에서 즐긴다든지 하는 것이 그 예다.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유명한 오거스타내셔널 골프장을 집으로 옮겨와 가상현실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로봇 플레이어와 가벼운 포옹을 하는 등 현실과 거의 비슷하게 된다. 실로 놀랍기도 하지만 결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만도 아니다. 스크린골프가 좀 더 발전하고 여기에 로봇인형까지 가미되면 충분히 가능하다. 피부까지 사람과 비슷한 로봇인형은 조만간 상용화할 수 있다고 한다. 극단적으로 보면 컴퓨터 운영체제에만 존재하는 여성과 인간인 남성이 사랑에 빠진다는 최근 한 영화 속 이야기도 전혀 실현 불가의 일이 아니리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전통적인 개념과 다른 이런 사랑을 상상하면 묘한 기분과 함께 거부감과 충격이 느껴진다.
어쨌든 장래 골프와 스포츠 산업에서 정보기술과의 긴밀한 융합과 발전은 필연적이다. 마침 우리나라가 여자골프와 정보기술 산업에서 세계 최강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래의 유망산업으로서 골프와 스포츠 산업 분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범국가적으로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관련 지식재산 창출과 보호를 위한 법·제도적 지원 인프라 전반에 대한 재점검 작업도 선행돼야 할 것이다. /법무법인 양헌 온라인리걸센터 대표·카이스트 겸직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