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 성장 '세월호 치유'에 달렸다

1분기 3.9% 3년來 최대 불구
민간소비 반토막·투자 뒷걸음


소비와 투자가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올해 4% 성장 달성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반토막 나고 설비투자는 뒷걸음질을 친데다 세월호 참사까지 겹치면서 내수회복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서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9%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8분기 연속 0%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2·4분기(1.0%)와 3·4분기(1.1%)에는 1%대로 올라섰으나 4·4분기부터 2분기째 0.9%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9% 성장해 2011년 1·4분기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1·4분기 GDP 성장률이 비교적 양호했던 반면 내수지표는 기대에 못 미쳤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기 대비 0.3%로 전분기(0.6%)보다 둔화됐고 설비투자는 -1.3%로 5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성장을 떠받친 것은 수출과 건설이었다. 건설투자는 4.8% 증가했고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연초 효과로 7.5% 급증했다. 수출은 1.7% 늘었으며 수입은 0.5% 감소했다. 정부소비는 0.2% 감소세로 전환해 2012년 2·4분기(-0.4%) 이후 7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달 초 올해 GDP 성장률은 연간 4.0%(상반기 3.9%, 하반기 4.0%)로 전망했다. 1·4분기 성장률은 전망에 부합하는 수준이나 상반기 내수중심 성장을 기대했던 예상이 틀어지면서 한국 경제가 성장경로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세월호 참사로 2·4분기 내수회복은 더 요원해진 상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4분기 성장률도, 내수도 예상보다 부진하다"며 "한은이 올해 4% 성장을 예상하지만 내수부진과 세월호 사태로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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