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IPS(030530)가 세계 2위 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로부터 반도체장비 수주 계약을 따내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증권 업계 전문가들은 소수의 대형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세계 반도체 증착장비 시장에서 해외 고객사를 확보한 것은 원익IPS의 우수한 기술력이 빛을 발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원익IPS는 글로벌파운드리와 SK하이닉스로부터 각각 165억원, 64억원 규모의 반도체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연이은 수주 소식에 원익IPS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원익IPS는 전 거래일보다 200원(2.29%) 오른 8,92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해외 고객사와의 수주 계약 체결은 의미가 작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와의 계약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글로벌파운드리를 고객사로 확보한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반도체 증착장비 부문에서의 뛰어난 기술력이 입증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파운드리에 공급할 장비가 시스템반도체 양산장비라는 점도 놀랍다는 평가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익IPS 반도체 사업부의 주력 제품은 플라즈마화학증착장비(PECVD)나 원자증착장비(ALD) 등 주로 메모리 반도체 제조공정용이었다"며 "이번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시스템 반도체 공정용 양산장비 수주에 성공함으로써 사업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삼성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매출 구조를 다변화한 점도 긍정적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았다"며 "그러나 이번에 글로벌파운드리와 SK하이닉스를 고객사로 확보함으로써 원익IPS는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구축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