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우승 1순위 신데렐라 잡아라"… 용품업체 '마케팅 전쟁'

유명 선수 계약따라 매출 급변동
'집토끼' 기존 계약선수 이탈 막고 내일의 스타 찾아 물밑경쟁 치열
이정민·전인지 '스포트라이트'
용품업체 타이틀리스트·캘러웨이 시판 앞서 신제품 홍보전도 후끈

이정민

전인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이 펼쳐진 레이크힐스 용인CC. 2일 막을 내리기까지 선수들만 바쁜 일정을 소화한 것은 아니었다. 골프용품 업체들에 대회장은 마케팅 전쟁터였다.

선수들은 움직이는 홍보 모델이나 다름없다. 유명 선수와의 용품 사용 계약은 한 해 마케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시즌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업체들은 대회장을 찾아 선수들과 계약 문제를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펼쳤다. 또 아직 시장에 내놓지 않은 신제품을 선수들에게 제공해 내년 주력 제품을 미리 공개하는 홍보전도 뜨거웠다.

◇'마케팅 전사'를 찾아라=이번 대회 기간 동안 주요 골프용품 업체 선수지원팀 관계자들은 분주하게 대회장을 누볐다. 선수들이 사용할 볼과 모자 등을 지급하고 클럽을 체크하는 등 일상적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은 여느 대회 때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계약에 관한 대화가 더해졌다. 기존 계약 선수의 이탈을 막기 위해 '내년에도 함께 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타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평소 눈여겨본 선수에게는 계약 의사를 타진하느라 바쁜 행보를 이어갔다.

선수 계약 담당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선수는 이정민(22·비씨카드)과 전인지(20·하이트진로)가 대표적이다. 두 선수는 꾸준한 성적과 인지도·스타성을 겸비해 브랜드 노출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타이틀리스트의 리더십팀 송대겸 과장은 "이정민은 그동안에도 성적이 좋았지만 올 시즌 들어서는 스윙을 완전히 잡았다는 느낌을 준다"며 "여러 브랜드가 계약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민의 클럽·의류·골프화 용품 계약사인 테일러메이드 아디다스골프 측도 계약 연장을 바라고 있다.

핑골프와 클럽 계약을 맺고 있는 전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핑골프 코리아 관계자는 "다른 용품 업체에서 전인지에 대한 관심이 큰 것 같다"며 "우리는 계약 연장을 원하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KLPGA 투어 최고 선수로 꼽히는 김효주(19·롯데)와 백규정(19·CJ오쇼핑)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우승으로 미국 무대 진출이 확정돼 한국 지사가 아닌 본사 차원에서 계약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짝 먼저 보여드립니다=골프 용품에 관심이 많은 갤러리나 시청자라면 이번 대회에서 처음 실물로 본 클럽을 발견했을 것이다. 타이틀리스트와 캘러웨이 등은 미국골프협회(USGA)의 공인을 받자마자 곧장 이번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 실전 투입하며 홍보전에 나섰다.

타이틀리스트 915 드라이버는 얼마 전부터 온라인상에서 볼 수 있었지만 아직 국내 시판 전이다.

이번 대회에서 고진영(19·넵스)·배선우(20·정관장)·심현화(25·토니모리)·유고운(20·한화) 등이 들고 나왔다. 이 드라이버는 헤드 솔(바닥)의 페이스 바로 뒤쪽에 채널(홈)을 넣어 임팩트시 헤드 전체가 반발체로 작용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캘러웨이 빅버사 알파 815 더블 다이아몬드 드라이버도 첫선을 보였다. 양수진(23·파리게이츠)·김지현(23·CJ오쇼핑)·김초희(22·요진건설) 등이 이번 대회에서 실전 테스트를 했다. 효율적인 구조 개선으로 캘러웨이 드라이버 역사상 볼 스피드가 가장 빠르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용인=류시환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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