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와 시중은행들이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마무리하고 후속인사에 착수한다. 각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은 후속 임원인사를 통해 어수선했던 조직의 기강을 다잡고 영업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다음달 1일 지주 창립 1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지주와 계열 은행의 후속인사를 마치기로 했다.
이팔성 회장과 이순우 행장이 협의해 지주와 은행 임원의 후속인사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미 이 회장이 "변화도 중요하지만 안정도 중요한 만큼 적절한 수준에서 이달 말까지 인사를 마무리하겠다"며 "다만 은행과 지주회사 간 인사교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지주사 임원과 우리은행 임원 간의 자리이동이 예상된다.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소폭 승진인사가 예상된다. 지난해 말 승진인사를 단행한 터여서 후속인사의 폭은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에 우리은행장에 지원했다 낙마한 후보자 네 명의 거취가 이번 인사의 중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앞으로 이뤄질 인사에서 출신은행이나 학연ㆍ지연에 상관없이 공정한 인사를 단행할지 여부가 이 회장과 이 신임 행장 리더십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이 행장의 취임으로 공석이 된 수석부행장 자리가 유지될지도 관심이다. 현재로서는 승진인사를 통해 수석부행장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유력하지만 지주사 전무가 겸직하거나 수석부행장 자리를 하나 더 늘리는 방안 등도 논의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도 소폭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우 신임 회장이 자회사 사장단으로부터 재신임을 받기 위한 사표를 반려하기로 해 대대적인 임원인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지주사 임원과 주요 계열사 임원들의 자리이동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지주사 내 업무분장이 이뤄지면 임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신한지주의 한 관계자는 "사장직 폐지로 대표이사 회장의 업무량이 크게 증가해 임원 수를 늘려 업무를 분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신한은행은 단기간 내 임기가 끝나는 부행장이 없어 교체가 거의 없을 것"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는 김승유 회장과 김종열 사장, 김정태 행장 모두 연임에 성공한 만큼 후속인사를 실하지 않을 계획이다. 하지만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인사가 예상된다.
외환은행장에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을 내정했으며 부행장 인사는 금융 당국의 외환은행 인수승인 후 윤 행장 내정자가 맡게 된다. 최근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부행장들을 대상으로 사전면담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새로 선임된 경영진이 모두 영업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어 어느 때보다 시장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