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주력 2개사 '불황속 선전'

중공업 1분기 영업익 130% 증가… 인프라코어도 흑자기조
자회사 밥캣 실적악화에 세전손실은 각각 1,000억대

두산의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올 1ㆍ4분기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매출 1조4,266억원, 영업이익 9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4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130.4%나 늘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1ㆍ4분기 매출 6,516억원, 영업이익 44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1.5%, 67.7% 감소했다. 두산중공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꾸준히 이어졌던 대규모 수주 덕분. 실제 두산중공업은 올 1ㆍ4분기에만 총 5,709억원 어치의 담수ㆍ발전플랜트를 수주하는 저력을 과시하며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지만,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였고 영업이익도 흑자기조를 유지해 나름대로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선전에도 불구하고 자회사인 건설장비 업체 밥캣의 대규모 실적악화 탓에 지분법 평가손을 입어 두 회사 모두 1,000억원 이상의 세전손실이 발생했다. 두산중공업은 실적상승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에 가까운 1,369억원의 세전손실이 났으며, 두산인프라코어는 전년 동기 933억원의 흑자에서 1,272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밥캣은 올 1ㆍ4분기에 매출 2억6,500만 달러, 영업손실 1억1,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분의1 수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5,700만 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이 같은 실적악화는 북미와 유럽의 건설장비 시장규모가 경기침체로 인해 크게 축소된 데다, 할부금융 시장마저 얼어붙으면서 판매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밥캣의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 인터내서날(DII)의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대규모 지분법 평가손실을 입은 것이다. 또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38.9%와 DII의 또 다른 출자사인 두산엔진(DII지분 49%)의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두산중공업도 막대한 지분법 평가손실을 입었다. 두산그룹 한 관계자는 “밥캣의 실적이 나쁜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1월 이후에는 매달 평균 16%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접어든 것이 확실한 만큼 하반기부터는 실적호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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