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스터가 핫도그보다도 더 싸졌어요" 미국 메인 주 벨파스트 해변의 랍스터잡이배 선장 마이크 대샛은 울상을 지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기호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반면 어획량은 늘어나면서 랍스터 가격이 뚝 떨어진 탓이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은 경기침체 이후 다른 해산물 수요도 10~15% 떨어졌지만 해산물의 '메르세데스 벤츠' 격인 랍스터 수요는 30~35%나 급감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매사추세츠 주 해산물 도매업체인 이스트코스트 시푸즈의 마이클 터키타스 최고경영자(CEO)는 "랍스터는 보통 특별한 날 기분 좋게 먹는 음식인데, 요즘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보니 수요가 줄었다"고 푸념했다. 수요는 줄었지만 랍스터 어획량은 오히려 늘어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메인 주에서 잡힌 랍스터는 7,600만파운드(약 3.5톤)로 전년보다 400만 파운드, 20년 전보다는 세 배나 증가했다. 이 때문에 지난 2006년 말 1파운드(약 0.45kg)당 10달러였던 랍스터 도매가는 요즘 파운드당 2.25달러에 불과하다. 약 77%나 떨어진 가격이다. 슈퍼마켓에서 파는 스테이크용 소고기는 파운드당 8달러다. 일반 소비자들은 먹을 복이 터졌다. 메인ㆍ메사추세츠ㆍ코네티컷 주의 식당들은 이미 파운드당 5~6달러대의 랍스터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일반 가정집에서도 '소갈비 바비큐 파티' 대신 '랍스터 바비큐 파티'를 벌일 수 있을 만하다. 업계에서는 랍스터 가격이 앞으로도 더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월 중순부터 10월까지 랍스터가 제일 잘 잡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랍스터잡이배 선주들은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포춘 지에 따르면 메인 주 해변 도로에는 도매업자를 거치지 않고 랍스터를 직접 소비자에게 팔려는 어부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조금이라도 더 비싸게 팔겠다는 계산이다. 메인 주 은행인 머차이어스 세이빙뱅크의 에드워드 헤네시 주니어 회장은 "아직까지 랍스터잡이 배가 차압당한 사례는 드물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현지의 랍스터협회 등도 "랍스터도 냉동 새우나 연어처럼 소비자들이 슈퍼에서 찾는 식품이 되도록 마케팅해야 한다"고 장기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