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점 돈 세계 경제, 생산성은 점점 지지부진

총요소 생산성 3년 연속 하락
수요 감소·혁신 부재 원인
올해 소폭 반등, 장기 전망은 암울

올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성장의 기본 동력이라 할 수 있는 노동·자본 등의 생산성 증가속도는 갈수록 떨어져 또다른 리스크로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의 싱크탱크인 컨퍼런스보드는 14일(현지시간) 매년 발표하는 ‘2014 생산성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단위 노동 대비 국내총생산(GDP)으로 결정되는 노동생산성이 전세계적으로 전년비 1.7% 증가해 2012년(1.8%), 2011년(2.6%)에 이어 3년 연속 둔화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여기에 자본을 더한 총요소 생산성(TEP)은 0.1% 증가하는 데 그쳐 2004년 이후 지속적인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다. FT는 “생산성 정체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부유국가나 이들을 따라잡으려는 개발도상국 모두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했다.

생산성 둔화의 원인에 대해 컨퍼런스보드는 “최근 몇년간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부진하면서 생산성도 정체국면을 맞이했다”면서 “(불황으로 인한) 시장 경직과 지지부진한 기술혁신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같은 판단은 ‘장기 침체(secular stagnation)’를 두고 벌어지는 논쟁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FT의 지적이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 등은 침체의 원인을 수요 측면에 맞춰 유효수요를 되살리기 위해 추가 경기부양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로버트 고든 노스웨스턴대 교수 등은 현대 기술 발달의 제한적 효과를 거론하며 미국 등 선진국이 ‘근본적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각에선 선진국의 공격적 양적완화가 연구개발(R&D)과 같은 장기 투자로 이어지기보다는 투기성 단기 투자를 유도하며 생산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국가별 노동생산성 지수의 경우, 미국(0.9%)과 유럽(0.4%) 등 선진국은 세계 평균보다 낮았으나 전년에 비해 변동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도·브라질·멕시코 등 신흥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3.3%로 2012년(3.7%)보다 확연히 감소했다.

컨퍼런스보드는 “올해는 선진국 경제의 회복으로 글로벌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2.3%를 찍으며 완만한 오름세로 돌아서겠지만 장기적으로 2000년대 초반과 같은 고공행진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당시 연 5~7%의 생산성 향상을 기록했던 신흥국 역시 3.6%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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