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한국차 '우선 감시' 검토 착수

자국 브랜드 판매 급감… 프랑스 정부 요청 수용
적용땐 수출 타격 불보듯
"FTA효과 EU가 더 누려" 현대·기아차 정면 반박



지나치게 잘나가던 한국차 급기야…
EU, 한국차 '우선 감시' 검토 착수자국 브랜드 판매 급감… 프랑스 정부 요청 수용적용땐 수출 타격 불보듯"FTA효과 EU가 더 누려" 현대·기아차 정면 반박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6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가 요청한 한국 자동차에 대한 EU 수출 '우선 감시(prior surveillance)'를 받아들일지를 결정하기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존 클랜시 통상총국 대변인은 이날 "집행위는 한국 자동차 수입에 대한 우선감시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청을 프랑스 정부로부터 접수했다"며 "현재 이 요청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감시 시행 여부는 다음달 초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감시는 무역장벽의 일종으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의 전 단계다. 우선감시가 시행되면 한국 자동차 업체는 EU에 수출할 때마다 수량과 품목 등을 일일이 보고해야 한다. EU는 이를 면밀히 지켜본 뒤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고 판단될 경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뒤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 있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올해 자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14.4% 줄었지만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은 28.5% 늘어나는 등 한국 자동차 판매가 급증, 자국 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EU에 우선감시 조치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현대ㆍ기아차는 유로존 위기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ㆍBMWㆍ벤츠ㆍ아우디 등 경쟁력을 갖춘 독일차 브랜드는 별다른 판매감소를 겪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즉 프랑스 브랜드인 푸조ㆍ시트로엥의 판매부진은 제품 경쟁력에 따른 것.

실제로 푸조ㆍ시트로엥 브랜드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PSA그룹은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1.6%나 급감했다. 이에 PSA그룹은 한ㆍEU FTA가 체결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한국 자동차가 프랑스에서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는 더 나아가 FTA 효과는 오히려 유럽산 브랜드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 1ㆍ4분기까지 내수시장에서 한국산 차량의 판매는 9% 감소했으나 EU산 수입차량은 13%가 증가했다. 또한 EU산 수입 차량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올 1ㆍ4분기 EU산 차량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6.5%로 현대ㆍ기아차의 같은 기간 유럽 시장 점유율 6.2%보다 높다.

현대ㆍ기아차는 유럽 수출 물량 대부분이 유럽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가 유럽 시장에 판매한 39만8,129대, 29만3,960대 중 국내에서 수출된 물량은 각각 4만449대, 11만4805대에 불과하다. 나머지 물량은 현대차의 체코 및 터키 공장, 기아차의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돼 판매된다.

관건은 EU가 우선 감시, 나아가 세이프가드 발동을 단행하는지 여부다. 일단 EU가 경제위기 속에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우선 감시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세이프가드 발동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우선 감시가 적용될 경우 현대ㆍ기아치의 유럽 수출이 일정 부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동시에 한국산 차에 대한 견제가 프랑스에 이어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로 확산될 여지도 적지 않아 한국산 차에 대한 무역보복이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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