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So Hot!] 英 의회 "술 최저가격제 시행하자"

영국 의회 보건위원회는 정부가 값싼 술로 인한 폭음의 폐단을 막기 위해서는 '술 최저가격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료 전문가들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8일 촉구했다. 위원회는 최저가격제가 음주를 적당히 즐기는 사람에게 음주 비용이 조금 늘어나는 것 외에 과도한 피해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또 폭음 문화를 줄이기 위해 주류 업계의 자발적인 규제와 함께 술병에 건강 위험을 알릴 수 있는 경고 표시를 부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위원회는 "1인당 술 소비가 지난 세기 중반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아졌고 간질환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어 영국 정부의 음주 정책은 보건 전문가보다는 주류업계의 입김에 좌지우지되고 있어 술 최저가격제를 단호히 밀어 붙인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와 크게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영국 고든 브라운 총리는 지난해 3월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 1도당 최저가격을 50펜스(900원 가량)로 정하자는 영국 정부 최고 의무관 리엄 도널드슨 경의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폭음하는 소수 때문에 다수를 벌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도널드슨 경은 당시 최저가격제를 도입하면 무단결근을 줄이고 연간 10억 파운드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4만6,000건의 범죄를 예방하고 10만명의 입원 환자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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