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글쎄요

경기침체에 결혼 미루고 고령화까지 겹쳐
작년 혼인건수 1,000명당 6.2건 사상최저


경기침체와 급속한 고령화, 만혼(晩婚) 세태까지 겹쳐 지난 2009년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09년 혼인통계를 보면 지난해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보여주는 조(粗)혼인율은 6.2건으로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혼인건수는 30만9,800건으로 2008년(32만7,700건)보다 5.5% 감소했다. 결혼이 이렇게 줄어든 데는 쌍춘년(2006년)과 황금돼지해(2007년) 결혼특수가 끝난 여파가 온데다 고령화로 결혼할 젊은 남녀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실업률 상승으로 졸업 후 직장을 잡기 힘든 젊은이들이 결혼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 또한 한몫했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노인인구 비중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혼인연령층의 비중이 감소해 혼인율 저하로 이어졌다"며 "지난해 경제위기의 여파로 혼인을 미룬 것도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결혼이 꾸준히 감소하면서 정부의 저출산 대책 마련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올해 결혼건수가 30만건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상 최저 수준의 출산율 역시 이와 비례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혼인율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평균 초혼연령도 높아졌다. 지난해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의 경우 31.6세, 여자는 28.7세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남성의 경우 20대 후반(25~29세) 혼인율이 48건으로 사상 최초로 50건대가 무너졌다. 여성 역시 20대 후반 혼인율(74.3건)이 전년 대비 4.3건 낮아진 반면 30~34세 혼인율(37건)은 1.6건 높아졌다. 외국인과의 결혼건수는 4년째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과의 결혼건수는 2005년(4만2,356건)을 정점으로 꾸준히 줄면서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8.0% 감소한 3만3,300건으로 나타났다. 전체 혼인 중 국제결혼 비중은 2005년 13.5%에서 지난해에는 10.8%까지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에 결혼한 농림어업 종사자(5,640명) 중 외국여성과 결혼한 비중은 35.2%로 전년(38.3%)보다 3.1%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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