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의 2차 워크아웃이 사실상 결정되면서 국내 정보기술(IT)업계에 자칫 중국기업에 팬택의 기술력이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팬택 인수에 호시탐탐 눈독을 들여온 중국 휴대폰 제조사가 팬택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하면 최악의 경우 국내 휴대폰산업의 경쟁력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휴대폰 제조사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중국업체는 지난해 글로벌 3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다. 화웨이는 그동안 해외 휴대폰 제조사를 인수해 중국을 넘어 글로벌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속내를 공공연히 내보여왔다.
ZTE와 레노버도 팬택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중국 최대 휴대폰 제조사로 올라섰다가 최근 주춤하고 있는 ZTE는 경쟁력 있는 해외업체를 인수해 단숨에 글로벌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초 모토로라를 구글로부터 인수한 레노버 역시 막대한 현금자산을 기반으로 인수합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샤오미, 메이주, 오포 등 신흥 중국업체 역시 인수합병에 사활을 걸고있는 상황이다.
팬택을 향한 중국기업의 러브콜이 본격화되면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20년 넘게 이동통신 단말기라는 한우물만 파온 팬택의 기술력과 연구개발 인력이 중국으로 넘어갈 경우 기술 유출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기업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갑주 건국대 교수는 "팬택이 계속 적자를 이어가면 채권단도 그간 최후의 카드로 남겨뒀던 매각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기술 유출을 막고 IT산업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라도 팬택은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