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2일 삼성에버랜드와 제일모직 등의 사업 재편에 따른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의 사업 재편으로 제일모직의 패션 사업이 2일부로 삼성에버랜드에 편입됐으며 삼성에버랜드의 급식·식자재 사업부가 분리되는 등 변화가 있었다.
이에 따라 가장 관심을 모았던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예상대로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이동했다. 동시에 제일기획에서도 경영전략부문장을 맡게 된다.
이 신임 사장은 2010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3년이 지나 일찌감치 사장 승진 대상자로 꼽혔다. 이 사장은 특히 미국 파슨스 디자인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2002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이래 패션 사업을 진두지휘한 패션 전문가로 삼성에버랜드에서 자신의 전공을 계속 살릴 수 있게 됐다.
삼성 측은 이 사장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패션 전문가로서 패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패스트 패션과 아웃도어 사업 진출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성장기반을 마련한 점을 인정 받았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이 사장은 삼성에버랜드로 이관된 패션사업의 제2의 도약을 이끄는 한편 제일기획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일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사업총괄 사장도 이 사장과 함께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 겸 패션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지낸 윤 사장은 패션사업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인사에서 제일모직에 투입된 바 있다. 윤 사장에게는 이 사장을 도와 삼성에버랜드에 인수된 패션 사업을 조기 안정화시키는 중책이 맡겨졌다.
아울러 이 사장이 삼성의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로 이동하면서 언니인 이부진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과 한 회사에 근무하게 된 점도 눈길을 끈다. 이서현 사장이 삼성에버랜드의 패션 부문을 맡고 이부진 사장은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서 패션을 제외한 경영 전반을 담당하는 구조다. 여기에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라는 점에서 오너 삼 남매가 모두 삼성에버랜드를 고리로 연결되는 구조다. 이 부회장은 삼성에버랜드 지분 25.1%를 가지고 있고 이부진, 이서현 사장은 삼성에버랜드 지분 8.37%씩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에버랜드는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인 만큼 이부진, 이서현 자매가 각자의 사업영역을 맡으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라며 “특히 향후 에버랜드의 성장이 오너 3세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에서 회사의 발전 방안 및 신사업 육성 등이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윤 사장과 함께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를 맡으며 리조트·건설부문장을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