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인사] 3남매 에버랜드 중심 연결고리… 역할 후계구도 변화 주목

■ 이서현 사장 승진
이재용 지분 25%로 최대주주
이서현 패션 제2도약 진두지휘
이부진은 경영전략부문 맡아

삼성그룹은 2일 삼성에버랜드와 제일모직 등의 사업 재편에 따른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의 사업 재편으로 제일모직의 패션 사업이 2일부로 삼성에버랜드에 편입됐으며 삼성에버랜드의 급식·식자재 사업부가 분리되는 등 변화가 있었다.

이에 따라 가장 관심을 모았던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예상대로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이동했다. 동시에 제일기획에서도 경영전략부문장을 맡게 된다.

이 신임 사장은 2010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3년이 지나 일찌감치 사장 승진 대상자로 꼽혔다. 이 사장은 특히 미국 파슨스 디자인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2002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이래 패션 사업을 진두지휘한 패션 전문가로 삼성에버랜드에서 자신의 전공을 계속 살릴 수 있게 됐다.

삼성 측은 이 사장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패션 전문가로서 패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패스트 패션과 아웃도어 사업 진출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성장기반을 마련한 점을 인정 받았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이 사장은 삼성에버랜드로 이관된 패션사업의 제2의 도약을 이끄는 한편 제일기획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일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사업총괄 사장도 이 사장과 함께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 겸 패션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지낸 윤 사장은 패션사업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인사에서 제일모직에 투입된 바 있다. 윤 사장에게는 이 사장을 도와 삼성에버랜드에 인수된 패션 사업을 조기 안정화시키는 중책이 맡겨졌다.

아울러 이 사장이 삼성의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로 이동하면서 언니인 이부진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과 한 회사에 근무하게 된 점도 눈길을 끈다. 이서현 사장이 삼성에버랜드의 패션 부문을 맡고 이부진 사장은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서 패션을 제외한 경영 전반을 담당하는 구조다. 여기에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라는 점에서 오너 삼 남매가 모두 삼성에버랜드를 고리로 연결되는 구조다. 이 부회장은 삼성에버랜드 지분 25.1%를 가지고 있고 이부진, 이서현 사장은 삼성에버랜드 지분 8.37%씩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에버랜드는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인 만큼 이부진, 이서현 자매가 각자의 사업영역을 맡으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라며 “특히 향후 에버랜드의 성장이 오너 3세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에서 회사의 발전 방안 및 신사업 육성 등이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윤 사장과 함께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를 맡으며 리조트·건설부문장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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