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전자부품 계열사들이 ‘큰형’인 삼성전자 외에 중화권 IT전자업체들을 상대로 시장 공략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하는 상황에서 ‘인하우스 공급 체인(내부납품)’만으로는 생존의 열쇠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IT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스마트폰용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에 신규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고객사와의 관계 때문에 공표하지 못하고 있지만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일부 선두권 업체에 아몰레드 패널 공급이 시작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미 오포, 비보(Vivo), 메이주 등 중국의 2세대 스마트폰 업체들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아몰레드 패널을 사용하고 있다.
선두권 업체 중 하나인 화웨이도 아몰레드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아몰레드 폰을 시장에 낸다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납품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베트남 북부 박닝성 공장에서 아몰레드용 디스플레이 패널·모듈 생산 규모를 대폭 확장하는 내용의 설비투자 계획을 현지 지방정부로부터 승인받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의 외부 판매를 늘려가면서 중화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사업을 중단하고 파워, 튜너, ESL(전자가격표시기) 사업을 분사하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사업재편을 단행했다.
대신 주력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 모듈 사업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외에도 레노버, 오포 등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00만 화소급 고해상도 카메라 모듈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삼성전기의 모듈 사업이 중화권 업체들에도 어필하는 셈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기술집약적 사업에 집중하는 동시에 중화시장 공략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품 계열사는 아니지만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품) 사업부도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시장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이미 애플의 차기작인 아이폰6S와 6S플러스에 공급될 차세대 AP인 A9용 칩을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샤오미가 독자 프로세서를 개발한다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기술력에서 상당한 우위에 있는 삼성이 중화권 시장에서도 AP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