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때 1년간의 사교육은 수학능력점수 향상에는 조금 도움되지만 정작 4년제 대학 진학에는 별 효과를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한국은행 산하 금융경제연구원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한국교육고용패널 1~3차년도(2004~2006년) 설문조사 자료를 토대로 인문계 고3 학생들의 1년간 사교육투자 효과를 분석한 ‘사교육투자의 효율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이 대학 진학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인 이찬영 과장은 “고3 1년간 사교육 투자가 대학 진학에 확률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오히려 성별, 부모의 학력 및 생존 여부, 출신 고교의 대학진학률, 가구소득 등이 더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남학생이면서 양친이 생존해 있고 최근 4년제 대학교 진학률이 높은 학교에 재학하는 학생일수록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소득 수준과 학부모 학력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의 대학진학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수능점수 향상에는 사교육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교육비가 월평균 1만원 늘어나면 수능점수가 평균 0.7점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고3 학생의 사교육비를 월평균 10% 늘리면 수능점수가 평균적으로 약 2.8% 향상된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그러나 “현행 입시 제도에서는 수능점수 외에도 논술ㆍ내신ㆍ사회활동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되기 때문에 수능점수와 대학진학률 간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고3 때 1년간의 사교육비가 월평균 10만원 늘어나면 대학 재학 중의 학점이 0.01점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이는 고3 1년간의 사교육 투자가 대학 진학 후 학업성취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과장은 “이 같은 결과는 사교육 투자가 비효율적으로 지출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하지만 이는 고3 1년간의 사교육 투자만을 분석한 것으로 고3 이전의 사교육 투자에 대해서까지 동일한 결과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