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주주협약 해제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 사업자 공모를 시작으로 본격화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채 6년 만에 청산된다. 다만 민간출자사와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코레일의 일방적인 사업협약 해지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어 청산 후에 사업 좌초의 책임을 가리는 소송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 개발사업의 최대주주인 코레일은 29일 시행사인 드림허브PFV에 사업협약 해제를 통보했다.
앞서 지난달 코레일은 사업 정상화를 위한 특별합의서를 내놓았지만 민간 출자사가 합의서상 ▲코레일의 일방적 사업해지권 ▲이사회 특별결의 보통결의로 전환 ▲반대 의결권 행사 시 30억원 위약금 및 지분 몰수 ▲상호 손해배상청구소송 불허 등이 독소조항이라고 반발해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코레일은 이미 철도부지창 땅값 2조4,167억원 중 5,470억원을 대주단에 반납해 토지매매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지난주 소유권 이전 등기도 마친 상태다. 또 사업 협약 해제를 통보한 뒤 당초 계획대로 30일 서울보증보험에 2,40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신청할 예정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청산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도 물밑협상을 통해 민간 출자사들과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를 이루지 못해 협약 해제를 결정했다"며 "사업이 부도가 난데다 토지대금 반환 이후 드림허브 측에 10일의 최고기간도 부여했기 때문에 해제 조건은 모두 충족했다"고 말했다.
반면 민간 출자사 측은 코레일의 이 같은 결정이 주주 협약서상 해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우선 용산개발 사업이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가 난 상황이 아니라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이고 코레일의 토지매매계약 해지 사유도 주주 협약서 상의 사유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