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이 전용선을 쓰는 것은 되고 개인이 쓰는 건 안 된다?' 최근 들어 증권가에서 주식워런트증권(ELW) 거래와 관련해 증권사 대표들을 무더기로 기소한 검찰의 조치가 과연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검찰의 ELW 기소와 관련해 기관과 개인 간 전용선 사용의 형평성 문제가 논쟁의 초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검찰은 일부 ELW 초단타매매자(스캘퍼)에게 전용선을 제공한 것이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증권사 대표들까지 기소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증권사들도 하나의 투자자로서 전용선을 사용해서 ELW 거래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는 일반 투자자의 거래를 위탁∙중개하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자사의 수익을 위해 자기매매를 한다. 정윤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가 주문을 낼 때도 전용선을 쓰기 때문에 당연히 개인투자자들보다는 주문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며 "전용선 자체가 부정한 사용수단이라며 기관까지 모두 처벌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일부 스캘퍼들의 전용선 사용도 부정거래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증권사의 한 관계자도 "국내 기관뿐 아니라 외국인들은 개인∙기관 할 것 없이 모두 전용선을 사용하는데 국내 개인들의 전용선만 문제 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개인만 문제를 삼고 기관을 배제한 것 자체가 검찰에서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것을 나타낸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금융 당국은 법적∙논리적인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스캘퍼들이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기회를 침해한 사실이 명백하므로 검찰의 기소가 정당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가 일반 고객(위탁자)의 전용선 제공은 제한하고 자신들만 전용선을 사용하는 것은 엄밀히 따지면 논리적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자기매매로 ELW 거래를 하는 증권사들은 대부분 위탁자를 적게 갖고 있는 중소형사이므로 이런 이해상충의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은 이달에 진행되는 대신증권과 현대증권∙이트레이드증권 등의 공판에서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지난 6월23일 ELW 거래와 관련해 12개 국내 증권사 대표와 관련자 48명을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