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李대통령 재산기부 대단한 일"

9개월만에 재회… "FTA 비준돼야 양국 관계 더욱 강화"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제주에서 한국을 방문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 지난해 11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16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9개월 만이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2일 브리핑을 통해 “두 분의 만남이 지난해 11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 퇴임 이후 제주도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것을 지키는 신의와 우애의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1일 오후7시 이 대통령의 숙소호텔 내 산책로에서 15분간 단독으로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상당히 건강해 보인다”고 인사했으며 부시 전 대통령은 “무거운 책임감을 벗고 나니 마음이 편해져 그런 것 같다. 건강하고 활기차게 생활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7시30분부터 9시10분까지 제주의 전통가옥형 식당에서 만찬을 함께 하면서 동북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행보는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 구현에 맞추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부시 기념도서관과 정책연구소를 설립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다른 이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 같다"며 "역사에 기억될 활동을 계속 펼치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부시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전재산을 기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만찬에는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조석래 전경련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김장환 목사, 캐서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 마이클 미스 부시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어 2일 조찬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의 소회를 밝히며 이 대통령을 “굳건한 리더(You are a strong leader)”라고 평가했다. 한편 부시 전 대통령은 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국제경영원이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개최한 하계포럼에서 행한 강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재임 때 체결했지만 의회에서 비준되고 않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FTA를 비준해야 양국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또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해 “한국과 미국 모두 역사를 통해 교훈을 배웠다”면서 “선진8개국이 모여 위기극복을 논의하자는 말이 있었지만 한국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요20개국으로 확대하자고 주장해 (한국이 포함된) G20회의가 개최된 것”이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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