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전 태평로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제48회 정기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된 조석래 회장과 강신호 명예회장이 입장 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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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불황으로 기업 구조조정, 노사관계, 일자리 문제 등 현안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재계를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재계의 폭넓은 지지 속에 유임된 것은 이러한 현안에 대한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또 정부와의 가교역할을 원만하게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취임 후 2년 동안 각종 규제완화 등의 성과를 거둔 '조석래호'가 위기국면에서 현안들을 어떻게 조율할지 주목된다.
◇40분 만에 재추대 결정=전경련은 19일 오전11시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정기총회를 개회한 지 40여분 만에 이견 없이 조 회장을 재추대했다. 2007년 2월27일 열렸던 정기총회에서 내부 이견 때문에 회장 선출에 실패하고 20여일 만인 같은 해 3월19일 조 회장을 추대하는 진통을 겪은 점을 감안하면 매우 순조롭고 신속하게 추대 절차가 진행된 것이다.
조 회장은 그동안 재계의 현안과 목소리를 정부에 가감 없이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조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이라는 점도 유임의 한 배경이다. 역대 전경련 회장들 가운데 이병철 초대 회장, 구자경 18대 회장, 손길승 28대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연임했다는 관행도 작용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IMF 외환위기 당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아 재계를 아우른 전례가 있지만 지금은 삼성, 현대ㆍ기아차, SK, LG그룹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나설 만한 조건이 안 되는데다 조 회장이 정부와의 관계를 매끄럽게 조율해왔다는 일치된 평가가 있어 무난하게 재추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쟁력 강화,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해야"=전경련은 새로 출범한 '조석래호'의 중점과제를 ▦경제 살리기 ▦합리적인 노사관계 정착 ▦신성장동력 확보 등 세 가지로 요약했다.
특히 이 가운데 노사문제에 대해 조 회장은 취임사 및 기자회견에서 개선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높은 임금과 경직된 노동시장이 우리 기업들을 해외로 내보내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라며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초과하는 임금구조를 개선하고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노동시장이 유연할수록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낸다. 일하다가 쉬고, 다시 취업하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되며 일자리를 절대 줄일 수 없다'는 노동계와 큰 시각차를 드러내는 부분으로 전경련이 이 문제를 공론화할 경우 상당한 마찰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정부와 적극적인 협조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대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회원사로 구성된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자금난 및 수출애로를 해소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성장동력에 대해서는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기업들이 움직여야 하는 만큼 이 부분에서 전경련이 뒷받침할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