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6월 24일] 월드컵 16강 진출에 담긴 의미

태극전사들이 결국 해냈다. 지난 1954년 스위스 월드컵부터 56년 동안 염원했던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꿈을 이뤄냈다. 우리 축구대표팀은 1차전에서 그리스를 2대0으로 이기며 가볍게 출발했지만 2차전에서 강팀 아르헨티나에 1대4로 완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주저앉지 않고 조별리그 통과의 기로인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와 2대2 무승부를 기록함으로써 염원했던 '원정 16강 진출'의 쾌거를 거뒀다.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쓴 셈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ㆍ용기를 국민들에게 안겨준 태극전사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내친 김에 8강ㆍ4강의 신화를 일궈내기를 기대한다. 해외원정에서 처음으로 16강에 오름으로써 한국 축구는 '안방 호랑이'라는 그동안의 굴레를 벗고 세계무대에서 아시아 축구의 대표주자로써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신화를 이뤄 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으나 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한국은 지금까지 여섯 차례의 원정 월드컵에서 단 한번도 16강에 오르지 못해 세계가 아닌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그러나 이번 16강 진출을 계기로 한국 축구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는 선제골을 내줬음에도 불구하고 위축되지 않고 곧바로 동점골을 넣고 추가골을 터뜨리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경기내용을 보였다. 특히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투지와 집중력, 탄탄한 조직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율과 긍정의 리더십으로 선수들의 조직력을 극대화하고 소신으로 밀어붙인 허정무 감독의 지도력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온 국민의 염원에 부응해 16강 진출의 꿈이 이뤄졌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내친 김에 앞으로 계속 선전을 거듭해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대한다. 16강전 상대인 우루과이는 실력에서 우리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이지만 그렇다고 넘기 어려운 벽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수비 조직력만 강화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16강 진출의 여세를 몰아 앞으로도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둬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에게 기쁨을 안겨주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