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부상 후 나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생기면서 긍정의 힘을 갖게 됐습니다. 이런 긍정의 힘이 있어야 나만의 음악을 끌고 갈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고요."
'영원한 바이올린의 여제' 정경화(65ㆍ사진)가 중국과 한국 순회공연을 앞두고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05년 손가락 부상으로 연주를 잠시 중단했던 정경화는 2011년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성공적인 재기무대를 갖고 건재를 과시했다.
'기대를 넘어선(Beyond Expectation)'이라는 타이틀로 한중일 3개국 아시아 투어를 갖는 정경화는 지난 봄 일본 4개 도시에서 열렸던 공연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원숙미 넘치는 연주"라는 찬사를 받았다. 당시 일본의 유명 음악평론가는 "그녀의 전성기에도 들을 수 없던 아름다운 음색이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일본 투어에서 완벽한 자신감을 되찾은 정경화는 오는 18일 베이징을 시작으로 중화권 7개 도시 투어와 11월8일 예술의전당 무대를 비롯한 국내 리사이틀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선보인다는 각오다.
그는 "청중 앞에서 다시 연주를 들려드릴 수 있게 된 사실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처음이자 마지막 무대라는 각오로 순수하면서도 정열적인 연주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연은 2002년 이후 11년 만의 무대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어떤 연주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지난달 중국 현지 티켓 오픈 후 베이징, 타이베이ㆍ홍콩ㆍ마카오ㆍ가오슝의 공연 티켓은 이미 매진됐으며 선전과 광저우 역시 매진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경화는 아시아 3개국 투어 무대는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와 함께 연주하게 된 만큼 최고의 호흡을 선보일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2011년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만나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를 함께한 후 매달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연습을 함께했어요. 실내악에서 자신과 딱 맞는 연주 파트너를 찾는 것은 인생의 반쪽을 찾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예요. 그런 점에서 제가 환갑이 넘어 만난 케너는 저의 음악 인생에서는 천생연분을 찾았다고 할 수 있지요."
올해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내년 가을께 영국 런던에서 연주회를 가질 계획이다. 런던은 그녀가 1970년 데뷔 당시 올랐던 무대인 만큼 내년 컴백 콘서트를 통해 자신의 유럽 팬들에게 원숙한 연주를 선보인다는 각오다.
"11월 국내 무대에는 제가 데뷔할 때부터 지켜보신 70대부터 어린 초등학생 친구들까지 3대가 함께 자리하겠지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아름다우면서도 정열적인 연주를 선보여 그동안 기다려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에서 우러나는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