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장외파생상품 주가연계증권(ELS) 상장과 관련해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간 의견차가 심해 첫 단추도 못 꿰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와 ELS 상장이 가능한 국내 증권사 KDB대우·NH투자·한국투자·삼성·현대증권(003450) 등 7곳은 지난달 ELS 상장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3차례 논의를 거쳤지만 입장 차가 너무 커 ELS 상장 표준화 작업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크게 의견이 갈리는 부분은 실시간 지표가치 산출을 누가 담당하느냐다. 현재 ELS는 장외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각 증권사가 하루에 한 번 이론가격을 제시한다. 하지만 상장되면 실시간으로 지표가치를 산출해야 한다. 거래소는 ELS의 안정성을 높이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상장을 하는 것인 만큼 외부기관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증권사들은 비용을 이유로 자체적으로 지표가치를 산출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래소의 표준화 기준에 부합하는 상품 발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증권사들이 발행하는 장외 ESL 상품 중 거래소의 표준화 기준에 부합하는 동시에 수익률 측면에서 상품성이 있는 ELS는 단 한 개도 없다"며 "굳이 비용을 들여 ELS를 상장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역시 "ESL 상장과 관련해 증권사에 별도로 인센티브를 줄 방법이 없어 증권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는 ELS 상장이 당초 예정했던 7월 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수산출, 상품개발 등 무엇 하나 일사천리로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거래소와 증권사가 각자의 입장을 충분히 정리한 후 TF모임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워낙 시각차가 커 7월 상장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