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27의 절단이 너무도 통쾌하다. 여기서 2분쯤 생각에 잠겼던 뤄시허는 백28로 꼬부렸는데…. “쟁탈의 급소입니다. 그곳을 흑에게 막히면 하변의 흑진이 크게 부풉니다.” ‘랜드킴’ 김성룡이 하는 말이다. ‘랜드킴’은 그가 작년에 전자랜드배의 타이틀홀더였을 때 붙은 별명. 서봉수가 ‘서명인’으로 불리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내친 김에 뤄시허는 30으로 하나 더 젖혔는데 이때 우지끈 끊어버린 흑31이 득의의 수순이었다. 백32로 단수친 데까지는 기분이 좋았지만 그 다음의 응수가 지극히 곤란하다. 3분을 생각하고 뤄시허는 34로 몰았다. 정말 두기 싫은 수순이지만 우하귀를 집으로 보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이때 35로 밀고들어간 수가 또 득의의 수순이었다. 백36의 응수를 기다려 비로소 37로 받는 최철한. 뤄시허도 38로 받아 귀는 큼직하게 지켜졌지만 흑39로 모는 수가 또다시 득의의 수순이 되고 있다. 최철한의 시커먼 울타리가 점점 더 튼튼해지고 있다. 백34로 참고도1의 백1에 모는 것이 정수 같지만 흑2로 키우고 나서 4로 끊는 통렬한 수단이 생긴다. 흑6으로 아래쪽 백 2점이 잡히는 것이다. 참고도2의 백3으로 잇고 버티는 수가 있을 듯하지만 흑16까지로 빅의 형태. 더구나 흑의 선수빅이므로 크게 망한 결과일 것이다. (42…41의 위. 4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