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중단후 재개' 책임싸고 입씨름

은행 "감독기구의 과잉규제"…금감원 "은행 할리우드액션"


금융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던 금융감독당국의 주택담보대출 총량규제가 시행 하루 만에 끝나는 일종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면서 시중은행들의 대출 중단과 재개 배경을 둘러싸고 감독당국과 은행권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0일 해명자료를 통해 “지난주 금융감독당국이 대출 증가 자제를 지도한 것은 금융회사 스스로 무리한 과당경쟁이나 무분별한 대출증가를 자제하고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에 맞게 합리적으로 대출을 취급해줄 것을 당부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11월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너무 커 대출 취급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점잖게’ 요청한 것 뿐인데 은행들이 필요 이상으로 ‘호들갑’을 떨어 이른바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지적마저 제기됐다. 은행권은 이 같은 감독당국의 주장에 대해 불만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이 지난 15일과 16일 이틀간 은행장들에게 대출 자제를 요청한 것 자체가 창구지도였다는 주장이다. 결국 이달 들어 대출 실적이 급증했던 은행들 중심으로 17일 부랴부랴 신규대출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러나 17일 오전 대출 중단에 따른 파장이 심각해지자 금융감독당국이 다시 한도설정 해제를 통보해와 대출 재개에 나설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감독당국의 창구지도 등이 없었다면 일부 은행들이 고객들의 원성을 들어가며 신규대출을 거부했겠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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