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시즌을 맞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KT&G 등 경기 방어주는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랠리에서 소외되고 있다. 주가가 게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이들 종목 투자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대표적인 경기방어주인 KT&G는 지난 22일 1ㆍ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액도 20%가 넘게 늘어났다. 그러나 이같은 호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실적 발표 전날인 21일 종가는 7만3,100원, 24일 종가는 7만3,000원으로 거의 비슷했다. 증권가의 평가조차 엇갈렸다. 1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곳도 있었지만, 경기방어주라는 점이 주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현재 KT&G의 주가는 연초 대비 10% 가까이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7.02%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상대 수익률은 더욱 나빠진다. ‘실적이 무용지물’인 종목은 KT&G뿐이 아니다. 제약ㆍ음식료ㆍ통신주 가운데 상당수가 상승장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의약품업종 지수의 경우 연초 대비 15.28% 상승해 시장수익률에 육박하지만 경영권 분쟁이나 신약 개발이라는 개별 재료를 가진 일동제약, LG생명과학 등을 제외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간판급 제약주인 유한양행(-15.20%), 동아제약(-8.47%), 녹십자(-4.26%) 등은 모두 연초대비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음식료업종도 연초대비 0.65% 하락했고, 통신업종은 10%나 떨어졌다. 김인필 동부증권 연구원은 통신주에 대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통신업체들의 1ㆍ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겠지만 경기방어주의 주가흐름이 좋지 않은 최근의 증시 분위기를 고려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통신주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